[우크라 침공] 러 돈바스 전력집중에 서방 무기지원 박차

입력 2022-04-26 11:15  

[우크라 침공] 러 돈바스 전력집중에 서방 무기지원 박차
장사정포·드론 등 평원 맞춤 무장…"제때 도착 여부가 전황 결정"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자 서방도 이 지역의 지형에 맞는 '맞춤형' 중화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시가전이 벌어졌던 북부 전선과 달리 평야 지대인 동부에선 포병전력 등을 보강해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맞설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조처다.



미국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의 우크라이나군 전투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8억 달러(약 9천900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추가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신규 지원 패키지에는 155㎜ 곡사포 72문과 포탄 14만4천발, '피닉스 고스트' 전술 무인기(드론) 121기 등이 포함된다.
이전까지 미국은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스팅어와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등을 주로 제공했으나, 탁 트인 평야에선 사거리가 짧은 이런 무기가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중화기보다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변화를 준 것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하는 155㎜ 곡사포는 분당 3∼5발을 발사해 40㎞밖에 있는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특화 제작된 피닉스 고스트 무인기는 주요 표적을 찾아내 자폭하는 방식으로 타격을 준다.
프랑스와 캐나다 등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사정거리가 긴 무기를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하기로 했다.
25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22일 155mm 차륜식 자주포 '세자르' 수 대를 우크라이나에 전달 중이라고 밝혔고, 캐나다도 같은 날 155mm 곡사포 M777과 탄약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세자르와 M777의 사정거리는 각각 38∼55㎞와 30㎞가량으로 알려졌다.



이어 25일에는 영국이 대공미사일 발사대를 장착한 스토머 장갑차 여러 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고, 독일도 같은 날 마르더 보병전투차 100대를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할지 여부를 곧 정하겠다고 밝혔다.
폴란드의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25일 현지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자국이 보유한 소련제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무기들은 포병 전력 등에서 러시아군에 열세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군에 사실상 함락된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략요충지 마리우폴에서 약 13㎞ 떨어진 지역에서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군 소속 이반 스쿠라토우스키 중위는 "상황이 좋지 않다. 러시아군이 초토화 전략을 쓰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곡사포와 다연장 로켓포는 물론 Su-25 공격기까지 동원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탄 발사기도 좋지만, 현재 아군이 공습과 중화기에 맞서 오래 버틸 역량이 없다"면서 "대공 지원이 절실하다. 무인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내에 서방이 제공한 무기가 전선에 도달하지 않는다면 본인이 소속된 부대 역시 마리우폴 방위군과 마찬가지로 크게 고전하게 될 것이라며 빠른 지원을 호소했다.
폴리티코는 스쿠라토우스키 중위의 말처럼 서방이 제공한 무기가 제때 동부 전선에 도착하는지가 전황을 좌우할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장사정포와 다연장 로켓 등을 앞세워 총공세에 나섰을 때 우크라이나군이 반격할 수단을 지니는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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