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접경 루이리시 인구 2년 새 66%↓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상하이와 베이징의 봉쇄에 국내외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이보다 훨씬 오랜 기간 봉쇄돼 주민들이 생활고를 겪는 중국 변경 도시들이 있다.
미얀마 접경인 윈난성 루이리시는 지난 18일 전 주민 19만명을 대상으로 핵산(PCR) 검사를 했다고 밝혔다.
루이리시 발표대로라면 2020년 52만명이던 상주인구가 2년 만에 66% 감소했다.
관영 통신 신화사는 작년 11월 루이리시 핵산 검사 통계를 인용, 상주인구가 28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는데 5개월 만에 9만명이 더 줄어든 것이다.
인구 급감은 잦은 도시 봉쇄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주민들의 엑소더스 때문이다.
관광이 주력 산업이던 루이리는 코로나19 확산 직격탄을 맞았다.
신경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20년 관광객이 전년보다 60% 가까이 급감했고, 관광객들을 상대하던 20여개의 보석 전문시장이 대부분 폐쇄돼 종사자 1만7천여명이 생계를 걱정할 처지에 몰렸다.
방역과 통제도 엄격해 2020년 9월 이후 지금까지 총 9차례 도시 봉쇄 조치가 내려졌다.
도심 지역의 누적 봉쇄 기간은 160일에 달하고, 농촌 마을은 출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200∼300일 동안 마을 밖을 나가지 못한 주민들도 적지 않다.
더는 견딜 수 없었던 주민들은 결국 외지로 떠나는 선택을 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헤이룽장성 쑤이펀허시와 베트남 접경인 광시좡족자치구 둥싱시도 사정이 비슷하다.
쑤이펀허는 지난 1월 25일 코로나19 첫 감염자가 나온 이후 90일가량 폐쇄적인 관리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쇼핑몰은 절반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둥싱도 지난 2월 감염자가 발생하자 자가 격리 상태를 유지해오다 지난 24일 '제로 코로나'를 달성했다며 봉쇄를 해제했다.
지린성 창춘시는 지난달 11일 이후 46일째 외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도시 봉쇄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상하이와 베이징보다 훨씬 혹독한 봉쇄의 고통을 감내하지만 변방의 작은 도시라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동등한 대우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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