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36주년을 맞아 현장을 찾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수장이 "러시아의 체르노빌 점령은 정말 위험했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로시 총장은 "러시아군이 중장비를 투입했을 때와 장비들을 가지고 떠났을 때 방사선 수치가 올라갔다"며 "현재는 방사선 수치가 정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이곳을 점령한 몇 주간의 상황은 절대적으로 비정상적이었고 매우, 매우 위험했다"고 덧붙였다.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 4월 역사상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를 겪은 곳으로, 현재 모든 원자로의 가동은 중단됐으나 사용 후 핵연료를 냉각 시설에 보관 중이다.
러시아군은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후 수도 키이우를 목표로 진격했으며, 키이우로 가는 길목에 있는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말 북부 전선에서 철수하고 동부 전선에 병력을 집중하기로 하고 이달 1일 체르노빌 원전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당시 체르노빌 원전에 주둔하던 러시아군이 접근 제한구역인 '붉은 숲'에서 참호를 파는 등 상당수 러시아 병력이 방사성 물질에 피폭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붉은 숲은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이후 방사선에 피폭된 소나무들이 붉은색으로 변색해 고사한 지역으로, 이곳 지표의 시간당 방사선량은 세계 평균의 5천 배 이상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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