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가안전국 분석…"당 통치 정당성 확보에 '방역 성적표' 필요"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짓는 올 하반기 제20차 당 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칭링'(淸零·제로 코로나)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만 정보기관의 분석이 공개됐다.
'경제수도' 상하이 봉쇄 조치에 따른 파장 확산으로 시민들의 불만과 글로벌 공급망 충격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당의 통치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방역 성적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8일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가안전국은 전날 오후 입법원 외교국방위원회 위원들에게 사전 배포된 업무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NSB 보고서는 올 하반기에 열릴 제20차 중국 공산당 대회가 올해 중국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과제라면서 최근 중국 내 여러 지역에서 재확산하는 코로나19 상황과 당국의 통제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인구 2천500만 명의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가 지난달 28일 봉쇄에 들어가면서 생활물자 부족, 사재기로 폭리를 취하는 업자들의 농간 및 당국의 강력한 방역 정책 등으로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하이 봉쇄로 인한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 기업들의 가동 중단과 물류 이동의 제한 조치 등으로 경제성장이 차질을 빚고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등 심각한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정부의 고강도 통제로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지 않고 경제에 대한 충격도 즉각적인 위기를 초래하지 않는 수준으로 관리되면서 당 내부에 강력한 도전자가 없는 시 주석의 입지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NSB는 제20차 당 대회를 앞둔 중국이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의 우세'라는 홍보와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에 대한 토대가 될 수 있는 '방역 실적'을 위해 '제로 코로나'라는 목표를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제로 코로나 통제라는 상이한 정책의 어려움으로 인해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대만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을 지낸 쑤치(蘇起) 타이베이포럼 이사장은 최근 시진핑 주석이 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이 확정되면 대만 문제가 선결 문제로 대두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쑤 이사장은 홍콩과 마카오를 중국에 반환한 장쩌민(江澤民)과 경제를 발전시킨 후진타오(胡錦濤) 등 두 전임자처럼 시 주석이 대만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다수의 싱크탱크를 통해 양안(중국과 대만)의 통일 이후 대책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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