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답변으로 본 추경호 경제정책…추경·물가 최대 현안

입력 2022-05-01 05:01  

서면답변으로 본 추경호 경제정책…추경·물가 최대 현안
"물가 상황 매우 엄중…추경 재원은 국고채를 후순위로"
"100만원 부모급여·기초연금 인상 필요…DSR은 골격 유지"
"재개발·재건축 규제, 부동산 세제 정상화는 시장 상황 보면서 추진"
2일 국회 인사청문회…"기업경쟁력 위해 최고세율 등 법인세 개편"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곽민서 김다혜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소상공인 피해지원과 민생경제 안정을 가장 시급한 현안 과제로 지목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물가 대응을 최대 현안으로 보는 것이다.
민간 중심으로 경제활력을 제고하고 부동산 정책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등 과제도 제시했다.

◇ "물가 당분간 상승…추경 새 정부 출범 후 발표"
추 후보자는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서면 답변서를 1일 국회에 제출했다.
추 후보자는 취임 시 가장 역점을 둘 정책에 대해 소상공인 코로나19 피해 지원과 민생경제 안정이라고 응답했다.
소상공인 코로나19 피해 지원은 손실보상과 금융·세제 지원 등을 의미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현재 구체적인 추경안을 검토하는 단계다. 추 후보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추 후보자는 "대규모 추경이 물가와 금리 등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결산잉여금과 지출구조조정 등 동원 가능한 가용재원을 동원하고 국고채 발행은 가장 후순위로 두겠다"고 말했다.

물가 상황에 대해선 "당분간 상방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고 평가했다.
고유가 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민생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도 신속히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공요금에 대한 관리 강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 부모급여·기초연금 필요…가계부채는 안정 관리가 상위 목표
추 후보자는 "민간시장·기업 중심의 경제활력 제고에 중점을 두는 가운데, 취약계층 보호, 국가·가계부채 관리에도 소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세 과세 체계 개편은 민간 활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그는 "민간 주도 성장을 세제 측면에서 뒷받침하고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높은 최고세율 수준과 복잡한 과세표준 구간 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제에서 대기업과 그 외 기업 간에 과도하게 차별적인 취급은 지양될 필요가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저소득 가구의 근로를 장려하고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근로장려금 지원은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올해 세법 개정안에 반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출산 후 1년간 부모급여 100만원 공약과 기초연금 인상 공약(30만→40만원)에 대해선 "필요하다"고 했다.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에 대해선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전체 재정 운영 여건과 부사관·초급장교와 보수 역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채무에 대해선 "각별한 경계와 관리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저출생·고령화 등 구조적인 소요에 따라 앞으로도 지출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나라는 높은 대외 개방도와 비(非)기축통화국의 특성,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저성과 사업에 대한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과 함께 재정준칙 도입 필요성을 제시했다.
가계부채 문제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 규제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생애 최초 주택구매 가구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라는 큰 틀의 목표하에 서민·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고려하겠다는 취지다.

◇ "공시가 현실화 재검토…부동산 세제 정상화 시장 상황 보며 추진"
윤 당선인의 부동산 시장 공약에 대해선 대부분 추진 의사를 재확인하면서도 시기와 구체적인 방법 등에서 여지를 두고 있다. 방향성을 확인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주택 공시가격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조세·건강보험료 등 67개 행정 목적으로 활용되는 기초자료인 만큼 국민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공시가 현실화 계획도 재검토하겠다"고 예고했다.
부동산 세제에 대해선 "시장 관리 목적 일변도에서 벗어나 형평성과 담세력 등 조세원칙의 복원을 우선 가치로 두고 정상화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종합부동산세는 종부세 부담 증가율 상한을 낮추고 고령자와 장기보유 1세대 1주택자에게 매각 또는 상속·증여 시점까지 납부유예를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해 1세대 1주택자와 동일한 혜택을 주고, 보유 주택 호수에 따른 차등 과세는 가액 기준 과세로 전환하는 게 옳다고 본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도에 대해선 "과도한 세 부담 적정화, 부동산 시장 안정 등 차원에서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도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전진단 기준 역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다만 "안전진단 대상이 되는 아파트가 많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거시경제 여건과 시장 상황, 규제 간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심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임대차신고제 등 임대차 3법에 대해선 "바람직한 접근 방식이 아니지만 급격한 제도가 또 다른 시장 혼란을 만들 수 있는 만큼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수급 안정을 최우선 정책 기조로 추진하면서 임대차 3법도 다각적으로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spee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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