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F-16이 슬로바키아 영공 순찰하기로 합의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동유럽 슬로바키아와 폴란드 간 합의에 따라 슬로바키아가 우크라이나에 구소련제 미그(MIG)-29 전투기를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슬로바키아와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전날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공동 노력의 하나로 폴란드 F-16 전투기로 슬로바키아 영공을 순찰하기로 했다.
슬로바키아 측은 "슬로바키아가 (입법 과정을 거쳐 자국) MIG-29 전투기들을 이륙시키지 않기로 하면 폴란드가 슬로바키아 영공을 지킬 준비가 됐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슬로바키아 측이 이번 결정으로 여유가 생기게 된 MIG-29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영공 방어를 위한 대안이 생기는 만큼 그럴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NYT 등의 설명이다.
슬로바키아는 12대의 MIG-29를 운용 중이며, 영공 방어를 위한 대안이 마련되면 이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이달 초 밝힌 바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양국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미국 주도로 이뤄지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슬로바키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구소련제 S-300 대공 방어 시스템을 제공하는 대신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지원받은 바 있다.
또 노후화한 MIG-29 전투기를 현대화된 기종으로 교체하려고 2018년 미국 록히드마틴과 F-16 전투기 도입 계약을 맺었다. 그런 만큼 슬로바키아가 우크라이나에 MIG-29 전투기를 지원함으로써 그 공백을 메운다는 명분으로 F-16을 조기 인도해 달라고 미국을 압박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MIG-29 전투기 지원 요청에도 러시아의 보복과 확전을 우려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다.
폴란드는 지난달 자국의 MIG-29를 우크라이나에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거부하면서 대신 이를 독일의 미군기지에 보내 그곳에서 우크라이나로 날아가도록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미국의 거부로 이 역시도 이뤄지지 않았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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