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탱크부터 집단매장지까지…상업용 위성 주목

입력 2022-05-02 11:44  

[우크라 침공] 탱크부터 집단매장지까지…상업용 위성 주목
인공위성 수백개 우크라이나 샅샅이 촬영해 실시간 전송
군사 정보뿐 아니라 은폐된 '전쟁 범죄'도 포착해 여론 형성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상업용 민간 위성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르면서 점점 더 많은 상업용 첩보 위성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가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여러 민간회사가 고도로 정교해진 상업용 감시 위성 수백 개를 하늘에 쏘아 올렸다. 이 위성이 지구 밖에서 촬영한 이미지 정보는 미국과 동맹국에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있다.
때때로 우크라이나군도 첩보 사진을 직접 받아 군사작전에 사용할 뿐 아니라 인도주의 단체도 지역 내 동요를 진정시키고 민간인을 대피시키는데 요긴하게 쓰고 있다.
감시 위성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획을 상세히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침공 직전 국경에 집결했던 러시아 군대가 철수한다는 기만전술을 시도했지만 위성은 러시아가 강을 건너 우크라이나로 진격하기 위해 벨라루스에서부터 다리를 놓고 있다는 '사진 증거'를 제시했다.
200개의 위성으로 구성된 '위성함대'가 하루에 한 번 우크라이나 전역을 샅샅이 살핀 덕분에 이 다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 위성영상 업체 플래닛 랩스 PBC의 윌 마셜 최고경영자(CEO)는 "아무도 그 지역을 볼 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보유한 위성은 지상에서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는 정도의 해상도를 갖췄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정보를 수집하는 일부 위성은 구름을 투시할 수 있고 밤에도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성능을 보유했다고 전했다.
WSJ은 상업용 위성이 포착한 정보는 군사용에 그치지 않고 민간인 학살과 같은 비인도적이고 은폐된 '전쟁 범죄'까지 드러낸다는 점에서 여론 형성에도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가안보 당국과 업계 관계자들도 저렴한 임대용 인공위성이 전쟁을 변화시켜 러시아가 군사행동을 숨기거나 조작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쏘아 올리는 첩보위성은 대당 비용이 수십억 달러(수조 원)에 달하고, 제작·배치하는 데 수년까지 걸릴 수 있지만 상업용 위성은 저렴하고 군의 감시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이런 효용 때문에 한때 상업용 위성을 믿지 못했던 정부의 정보기관들도 민간업체의 주요 '고객'이 됐다.
첩보위성이 보내는 데이터를 수집, 분석, 배포하는 미국 국가지리공간정보국의 로버트 샤프 국장은 "첩보 데이터의 상업화는 정부가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정보를 정확하게 분류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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