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흑해기함 격침 때도 미국이 좌표 찍어줬다"

입력 2022-05-06 09:08   수정 2022-05-06 09:17

"우크라 러 흑해기함 격침 때도 미국이 좌표 찍어줬다"
WP 등 당국자 인용해 '군사정보 제공' 보도
"미, 공격은 사전에 몰랐고 공식결정에도 가담않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 모스크바호를 격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미국이 제공했다고 미국 N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14일 자국군의 넵튠 지대함 미사일 2발로 모스크바호를 침몰시켰다고 주장한다.
흑해함대를 지휘하는 등 작전에서 핵심 역할을 하던 순양함 모스크바호는 러시아가 2차 대전 이래 전투에서 잃은 가장 큰 군함으로 기록됐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미사일 발사 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남쪽을 항행하는 한 함정에 대해 미국에 물어봤다.
미국은 이 군함을 모스크바호로 식별하고 위치 확인을 도왔으며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모스크바호를 표적으로 삼았다.
다만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모스크바호 공격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공격 결정에도 가담하지 않았다고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미국은 러시아 함정이 우크라이나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러시아군의 상륙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해안 방어를 돕고자 해상 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WP는 미국의 정보가 없었다면 우크라이나는 선박을 맞출 확신이 없어 공급이 부족한 넵튠 미사일을 두 발이나 사용하는 것을 주저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간 러시아에 러시아에 비해 전력이 열세로 관측되던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의 도움으로 러시아 부대, 장비, 지휘통제센터의 위치를 파악한 까닭에 러시아군에 치명적 타격을 입힐 수 있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0명이 넘는 러시아 장성이 사망한 데에는 미국이 제공한 정보가 큰 역할을 했다고 전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이런 보도 때문에 러시아가 자극받거나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보복 공격 명분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공식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정보 공유의 민감한 성격을 고려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돕는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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