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아조우스탈 격전 이틀째…"기적 바라지만 항복 없다"

입력 2022-05-06 16:53   수정 2022-05-06 17:12

[우크라 침공] 아조우스탈 격전 이틀째…"기적 바라지만 항복 없다"
러시아, 휴전 발표하고도 계속 공격…"배신자 도움으로 제철소 진입"
유엔·적십자, 세번째 수송대 파견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마지막 보루인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결사 항전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우크라이나 상황 업데이트에서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봉쇄만 하겠다고 밝히고도 이틀 연속 지상 공세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는 제철소에 남은 민간인 대피를 위해 5~7일 휴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제철소를 지키는 아조우 연대의 스비아토슬라우 팔라마르 부사령관은 텔레그램 영상에서 "러시아는 휴전 약속을 어겼고, 아직 제철소 지하에 있는 민간인의 대피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조우스탈의 전황은 우크라이나군에 갈수록 불리해지는 모습이다.
데니스 프로코펜코 아조우 연대 사령관의 아내는 AP통신에 "그들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며, 기적만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남편이 통화에서 그녀에게 영원히 사랑한다고 했다면서 "이별 인사 같았다. 미칠 지경이다"라고 말했다.
팔라마르 부사령관은 우크라이나 TV 인터뷰에서 "병사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안톤 헤라시첸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보좌관은 4일 영상 메시지에서 러시아군이 제철소 구조를 아는 전기 기술자의 도움으로 내부에 진입해 왔다고 주장했다.
헤라시첸코 보좌관은 "전기 기술자가 공장으로 이어지는 지하 터널로 러시아군을 안내했다"며 "어제 러시아군은 배신자의 정보를 이용해 터널을 공략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9일 전승절에 선전할 전과를 확보하려고 아조우스탈 공세에 고삐를 죄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아조우스탈을 확보해 마리우폴 점령을 완성하려 하는 것은 푸틴이 5월 9일 전승절을 기념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상징적인 성과를 얻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아조우스탈에는 약 2천명의 우크라이나군이 넓은 제철소 부지 내 미로와 같은 터널과 벙커에 숨어있으며 민간인 약 200명이 함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 밤 영상 메시지에서 "부상자가 많지만 항복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각자 위치를 사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의 공격이 민간인 대피를 막고 있다면서 "민간인들은 두 달 동안 계속된 포격과 죽음 속에 있다. 여성과 아이들, 민간인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엔은 아조우스탈의 민간인을 구조하기 위한 세 번째 작전을 시작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부총장은 "수송대가 아조우스탈로 이동 중"이라며 "생지옥에 남겨진 민간인들을 데려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엔과 두 차례 대피 작전을 통해 아조우스탈을 포함해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500여명을 구조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안전한 대피를 위한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러시아가 민간인 대피를 허용할지다.
푸틴 대통령은 5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민간인의 안전한 대피를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정부가 제철소에 남은 전투원들에게 투항하도록 명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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