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침공 후 문화유산 200곳 파괴"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 90명이 대피해 있던 학교 건물을 폭격해 2명이 사망했으며 수십 명이 아직 잔해 속에 있다고 로이터 통신과 CNN 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러시아군 폭격기가 전선에서 약 11㎞ 떨어진 빌로호리우카 지역의 한 학교에 폭탄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돈바스 지역을 탈출하지 못한 마을 사람 대부분이 이곳에 숨어 있었다"며 "마을회관이 타격받은 뒤 학교 지하실이 유일한 대피소였으며 러시아군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이다이 주지사는 약 90명이 학교 지하실에 숨어 있었고, 현재 30명이 잔해 속에서 구조됐지만 2명이 사망했고 7명이 다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구조 작전이 진행 중이지만 "약 60명의 사람이 건물 잔해 속에 있으며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말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거의 200곳에 이르는 우크라이나 문화유산이 파괴되거나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 중에는 전날 밤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하르키우에 있는 우크라이나 시인이자 철학자 흐리호리 스코보로다 박물관도 포함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불행히도 악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무시하고 법을 묵살하며 문화를 파괴할 때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러시아의 행동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과 도시들과 심지어 박물관까지 표적으로 삼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막아내자"고 말했다.
그는 또 8일과 9일은 전 세계가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를 상대로 승리한 날로 기념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행동을 보면서 "모든 국가와 모든 민족이 악을 완전히 물리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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