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코로나19로 급성장한 중국 공동구매 시장이 코로나 봉쇄와 중국 당국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단속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공동구매는 구매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물품을 기존 가격보다 저렴하게 단체로 대량 구매하는 전자상거래를 말한다. 중국에선 징둥닷컴, 메이퇀, 핀둬둬 등이 공동구매 플랫폼으로 주로 이용된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이후 획기적으로 성장한 공동구매 시장이 최근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중국 내 소도시 주민들이 공동 구매로 생필품을 대량 주문하면서 이를 위한 스타트업들이 대거 생겨났고, 여기에 대규모 투자가 뒤따르면서 공동구매 시장이 급성장했다.
공동구매 스타트업 퉁청라이프는 1억달러(약 1천273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중국 시장정보 사이트 치차차(企査査)에 따르면 공동구매 시장에 투자된 자본 규모는 2021년에 577억위안(약 10조9천249억원)으로 3년 만에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급성장은 빅테크들이 공동구매 시장에 가세하면서 급변했다. 경쟁력이 처지는 소규모의 공동구매 기업들의 파산이 속출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빅테크 단속으로 공동구매 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작년 3월 중국 규제당국은 과도한 경품 제공과 반(反)경쟁 할인행위를 이유로 공동구매 대형 플랫폼인 나이스 퇀(스후이퇀), 메이퇀, 핀둬둬, 디디추싱에 각각 150만위안(약 2억8천36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어 2개월 후 당국이 나이스 퇀에 덤핑과 가격 사기 혐의로 재차 과징금을 부과하자 이를 계기로 공동구매 시장의 분위기가 급랭했다.
게다가 당초 공동구매 시장에 호재로 기대됐던 상하이·베이징 등 중국 내 주요 도시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물류난으로 이어지면서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블룸버그는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6월까지 중국 공동구매 시장이 지속해서 줄었고 작년 3분기에는 공동구매 사이트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메이퇀은 지난달 말 베이징의 공동구매 작업을 중단하고 최소한 수백 개의 공동구매 픽업 지점을 폐쇄했다. 징둥닷컴도 공동구매 부서 인력을 10∼15% 줄였다. 디디추싱도 공동구매 부서 인력을 약 20% 감원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공동구매 시장의 쇠락이 5년 전 중국 공유자전거 업체들의 도산 사태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선 2014년 '오포(小黃車·ofo)'가 공유자전거 사업을 시작했고, 2년 후인 2016년에는 그야말로 공유자전거 붐이 일었다. 그러나 그 이후 100여 곳 이상의 경쟁기업들이 생겨나 과잉경쟁이 벌어지면서 결국 대부분 업체의 파산으로 이어졌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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