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교착은 미국의 우유부단함 때문…미국이 결정하면 빠른 합의"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카타르 군주와 유럽연합(EU) 고위 외교 관리가 잇따라 이란을 방문한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들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란 외무부는 9일(현지시간)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가 조만간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알사니 군주가 곧 테헤란을 방문할 예정이며, 양국 및 지역 현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 군주의 이란 방문은 2020년 1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카타르 군주를 만난 뒤 가까운 시일에 걸프 국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하티브자데 대변인이 전했다.
로이터는 카타르 군주의 이란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JCPOA 복원 회담과 관련, 이란과 서방의 시각차를 좁히는데 카타르가 어떤 역할을 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은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고립 상태였던 카타르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2월 카타르를 방문한 적이 있다.
엔리케 모라 EU 대외관계청 사무차장도 조만간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이날 "모라 사무차장이 이번 주에 이란을 방문해 알리 바게리카니 외무부 차관과 회담할 예정"이라면서 "그의 방문은 협상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더딘 협상 진행은 미국의 우유부단한 태도 때문이라면서 "미국이 이란인의 주머니에서 빼앗아간 것을 돌려주기로 한다면 빠른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라 사무차장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된 핵 합의 복원 회담에서 의장을 맡아 이란과 미국의 가교 구실을 해왔다. 바게리카니 차관은 이란 측 협상 대표다.
이란과 P5+1 국가(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들은 지난해 4월부터 복원 협상을 진행해왔다.
협상은 그간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평가될 만큼 진전됐지만, 이란과 미국은 혁명수비대(IRGC)의 외국 테러 조직(FTO) 지정 철회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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