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에서 1년 중 최고의 혼인 길일로 꼽히는 '5월 20일'을 앞두고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한꺼번에 몰리는 혼인 신고 인파로 인해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5월 20일을 한해 최고의 혼인 길일로 꼽는다. 해마다 이날 혼인 신고가 폭주한다.
'520'이 '나는 너를 사랑해'(我愛?)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숫자에 의미 부여하기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이런 날을 잡아 혼인 신고를 한다.
사랑과 동음이의어로 여겨지는 '2'가 여섯 번 들어간 날이자, 음력 호랑이해의 22번째 날이었던 지난 2월 22일에도 혼인 신고가 폭주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예약이 마감되는 등 5월 20일 혼인 신고가 대거 몰릴 것을 예고했다.
한 달 전 온라인 예약을 시작한 장쑤성 대부분 지역이 20일은 모두 마감됐고 21일도 빈 시간이 거의 없다고 인민망이 보도했다.
20일과 21일을 예약일로 정한 장쑤성의 예비부부가 1만여쌍에 달한다.
최근 온라인 접수를 시작한 베이징 등 주요 도시들도 20일 혼인 신고를 하겠다는 예약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한 이후 방역을 대폭 강화한 중국 당국은 20일 혼인 신고 건수를 제한하는 등 엄격한 통제에 나섰다.
베이징은 사전 고지한 시간에 맞춰 혼인 신고를 하도록 했다. 한꺼번에 혼인신고센터에 인파가 몰려 밀접 접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혼인 신고를 하려면 14일 이내 중·고위험지역 방문 사실이 없어야 하고, 48시간 이내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혼인신고센터 대기 때는 2m 이상의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도록 했다.
지방 정부들은 이날 혼인 신고 접수 인력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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