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시위' 스리랑카, 군경에 발포 명령…유혈 진압 우려(종합2보)

입력 2022-05-11 22:52  

'경제난 시위' 스리랑카, 군경에 발포 명령…유혈 진압 우려(종합2보)
영장없이 신문·구금도…콜롬보 시내 등에 장갑차·군인 배치



(뉴델리·런던=연합뉴스) 김영현 최윤정 특파원 = 최악의 경제난으로 촉발된 시위가 스리랑카 사회를 뒤흔드는 가운데 당국이 질서 유지를 위해 군 부대와 경찰에 발포 명령을 내렸다.
11일(현지시간) 뉴스퍼스트 등 스리랑카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국방부는 전날 밤 공공 자산을 훼손하거나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이들에게는 누구에게나 발포로 대응하라는 명령을 군에 내렸다.
이어 스리랑카 경찰도 이날 군과 마찬가지로 발포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도 콜롬보 등에는 이날부터 군 장갑차와 군인을 실은 트럭 등이 대거 배치되고 있다. 주요 지점에는 군인이 초소를 세우고 검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은 쿠데타 가능성은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카말 구나라트네 국방부 차관은 "우리 장교 가운데 누구에게도 정부를 전복하려는 의사는 없다"며 그런 일은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앞서 지난 7일부터 국가비상사태를 발동했으며 9일 오후부터는 전국에 통행금지령도 내려졌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이들 군경에 영장 없이 사람들을 신문하거나 구금할 수 있는 광범위한 질서 유지 권한도 부여했다.
하지만 군경이 시위 진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시민이 강하게 반발할 경우 대규모 유혈 사태가 발생할 우려도 제기된다.

스리랑카에서는 경제난 속에서도 그간 대체로 평화롭게 시위가 진행됐으나 지난 9일부터 양상이 급변했다. 쇠막대 등 흉기로 무장한 친정부 지지자들이 콜롬보 대통령 집무실 인근의 반정부 시위 현장을 공격해 부상자가 속출하면서다.
같은 날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는 사임했으나 총리의 동생이자 권력의 핵심인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자리를 그대로 유지한 점도 민심을 더욱 들끓게 했다. 야권과 시위대는 고타바야 대통령-마힌다 총리 형제 등 권력을 장악한 라자팍사 가문의 완전 퇴진을 요구해왔다.
9일 밤으로 접어들면서 전국 곳곳에서는 시위가 더욱 격렬해졌다.
경찰은 전날까지 라자팍사 가문의 별장과 현역 의원의 집 등 주택 38채와 차량 47대가 불탔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와 친정부 인사 간의 충돌도 빚어졌다.
이같은 충돌과 소요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현역 의원을 포함해 9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부상자 수도 약 250명에 달한다고 경찰과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전날 새벽 군 병력의 지원 속에 가까스로 콜롬보의 총리 집무실에서 빠져나온 마힌다 전 총리는 북동부 트린코말리의 해군 기지로 몸을 피했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결국 스리랑카는 지난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때까지 510억달러(약 65조원)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와중에 연료, 의약품, 식품 등의 부족이 계속되는 등 민생은 파탄 지경에 이른 상태다.
이에 고타바야 대통령은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통합 내각을 새롭게 꾸려 위기를 극복하자고 밝혔지만, 야당은 이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난달랄 위라싱게 중앙은행 총재는 오는 13일까지는 새 내각이 꾸려져야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경제는 완전히 붕괴돼 아무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이날 경고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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