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휘발유 연일 최고가…운전자 66% "여름휴가 취소·단축"

입력 2022-05-11 11:43  

캐나다 휘발유 연일 최고가…운전자 66% "여름휴가 취소·단축"
밴쿠버·몬트리올서 사상 처음 L당 2천원 넘어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 산유국 캐나다에서 휘발유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운전자들이 여름 휴가 계획을 취소하는 등 유가 급등으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TV 등에 따르면 캐나다 주요 도시의 휘발유 가격이 사상 처음 L당 2캐나다달러(1천961원)를 속속 상회하며 올여름까지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차량 연료비 추적 전문 사이트 개스위저드(GasWizard)는 이날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밴쿠버의 휘발윳값이 L당 2.229캐나다달러(2천186원)로 치솟은 데 이어 퀘벡주 몬트리올에서도 2.079캐나다달러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도시 휘발유 가격이 2캐나다달러 선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사이트는 5월이 지나면 전국적으로 휘발윳값이 L당 10~15센트씩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 가격은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했으나 코로나 팬데믹 진정세와 경기 회복에 따라 이미 상승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또 캐나다달러의 대미 환율이 약세인데다 탄소세 등 각종 부과금이 늘어 여름을 앞둔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올 여름 자동차를 이용한 휴가 계획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단축하는 운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여행업계는 진단했다.
캐나다타이어고무협회에 따르면 운전자들의 올여름 자동차 여행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66%가 차량을 이용한 휴가 계획을 취소하거나 제한할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응답은 특히 18~24세 젊은 층에서 75%로 높았다.
협회 관계자는 "응답자 80%가 연료 가격 상승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봤다"며 "모두 돈을 아낄 생각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캐나다 콘퍼런스보드는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지난 2년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연료비를 비롯한 각종 물가의 급상승으로 여행 수요에 '심각한 저해'가 함께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CBC 방송은 오는 8월 동부 대서양 지역의 가족 방문을 위해 장거리 자동차 여행 계획을 세웠던 캘거리의 한 부부가 이를 취소하는 대신 신용카드 포인트 등을 활용해 비행기와 현지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꾼 사연을 소개했다.
이들은 "예년과 달리 엄청나게 오른 휘발윳값과 여행 기간 숙박비, 식비 등을 합하면 총경비가 1만 캐나다달러(980만원)를 넘을 것 같다"며 "이런 자동차 여행이라면 미친 짓이다. 휘발유가 L당 1.3캐나다달러 정도이던 때가 먼 과거가 됐다"고 했다.
jaey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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