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안팎으로 위중…새 정부 첫 경제부총리 책임감 무거워"
"국가채무·연금개혁…경제 아픈 부분까지 솔직히 드러내야"
(세종=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물가 안정 등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챙기면서 거시경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고 11일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제 사령탑을 맡게 된 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향후 경제 운용 방향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추 부총리는 "앞으로 기재부 내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실물경제와 금융·외환시장 등 경제 상황 전반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선제 대응 조치를 마련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어 "민간·시장·기업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려 저성장의 고리를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감한 규제 혁신 등을 통해 창의적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를 풀고 모래주머니를 벗겨드리면서 기업이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방위적 경제 체질 개선과 미래에 대비하는 노력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공공·노동·교육·금융·서비스 부문의 변화와 혁신을 강력히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출산·고령화와 지역 격차 해소, 탄소중립 대응 등에도 정책 강도와 속도를 더하는 한편, 취약계층을 보듬는 사회안전망 확충 노력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2013∼2014년 기재부 1차관을 역임한 추 부총리는 '친정'으로 복귀한 소감도 밝혔다.
추 부총리는 "8년 만에 이곳으로 돌아와 후배 여러분을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고 기쁘다"면서도 "비상한 시기에 새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 경제는 매우 위중한 상황으로, 밖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 전환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안으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인구·산업 구조의 근본적 변화와 함께 양극화, 가계부채 급증 등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출범한 새 정부 경제팀은 전열을 가다듬을 여유조차 없다"며 "비상한 각오로 지금 바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추 부총리가 마주한 경제 안팎의 과제는 적지 않다.
당장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고, 고물가와 성장 동력 저하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제 연착륙을 이끌어야 한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불안 잠재우기도 추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팀의 중대 과제 중 하나다.
나아가 추 부총리는 기재부 직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추 부총리는 "기재부는 대한민국 경제의 조타수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공무원으로서 우리 경제의 좋은 면만 보이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결기와 아픈 부분까지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채무·연금개혁 등 우리가 마주한 난제들은 진솔한 사회적 담론화 없이는 돌파할 수 없으며,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건전하고 균형 잡힌 토론 속에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 또한 정부의 중요한 역할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단은 정확하게, 공개는 솔직하게, 판단은 균형 있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추 부총리는 또 실·국 간 칸막이를 허물고 소통·협업을 강화하며, 정책 수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해소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과거 정부가 정책을 일방적으로 주도하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여러 저항과 갈등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장에 나가 외부 전문가들을 더욱 많이 만나면서 품질 높은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추 부총리의 취임식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스탠딩 형식으로 진행됐다.
취임식을 마친 추 부총리는 직원과의 대화를 진행하며 의견을 들었다.
직원들은 기재부의 승진 적체와 업무 칸막이 문제 등을 지적했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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