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점령까진 시간 걸릴 듯…젤렌스키 "하르키우서 점점 진격"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주) 지역의 상당 부분을 장악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루한스크주 서부 포파스나야에서 서쪽으로 더 진격해 루한스크와 도네츠크주의 경계까지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NYT는 러시아 국방부의 주장이 사실이면 러시아가 곧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루한스크주 서부 경계까지 진격했다면 사실상 루한스크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대부분 지역을 장악하려 했지만 3개월이 거의 다 된 지금 이 목표는 사실상 실패했다.
이후 러시아군은 '2단계 작전'이라는 명분으로 돈바스 지역에 전력을 집중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초반 전투력이 가장 강한 부대를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남부에 투입해 빠르게 아조우해 연안을 장악했다.
현재 아조우해와 맞닿은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최후의 저항을 펼치고 있지만, 러시아군이 동남부 지역 대부분을 장악한 상태다.
우크라이나 관계자도 러시아군이 현재 돈바스 지역의 80%를 점령했으며 크라마토르스카를 중심으로 아직 우크라이나군이 우세한 지역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NYT에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세력을 통해 돈바스 지역의 3분의 1 정도만 장악했었다.
NYT는 러시아가 돈바스를 완전히 점령한다면 2014년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와 더해져 추후 전쟁 협상에서 크게 유리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스콧 베리어 미 국방부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승리하고 있지 않다"며 "일종의 교착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루한스크주의 세베로도네츠크시를 포위하려했고, 돈바스의 관문으로 알려진 요충지 이지움에서도 진격을 시도했지만 어느 쪽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도네츠크시 주변에서도 정면 공격을 계속했으나 진격하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또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을 장악하더라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만족하지 않아 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봤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청문회에서 "돈바스 전투로 전쟁이 확실하게 끝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며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돈바스를 넘어서는 목표를 성취하려 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밤 동영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이 점차 퇴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르키우주의 올레그 시네구보우 주지사도 텔레그램에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며 "성공적인 공격 작전으로 침략자(러시아군)에게서 곳곳을 해방시켰다"라고 밝혔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