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에 태국 끌어들이지 말라" 촉구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국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가 태국에서 열렸다.
지난 12일 오후 방콕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는 소규모 시위대가 모였다고 현지 매체 네이션이 보도했다.
이들은 태국을 중국 및 러시아와 충돌할 수 있는 동맹에 끌어들이려는 미국의 압력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공개서한을 대사관측에 전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견제하려고 시도하면서 동맹국들을 모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 전략에 태국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촉구했다.
동시에 아세안 국가들과의 이른바 제2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태국을 포함하지 말라고도 했다.
중국은 자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인도·태평양판 나토'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위대는 또 미국의 계획은 태국이 세계열강들과의 관계에서 취해 온 균형을 잃게 하는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그런 동맹은 이 지역에서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전쟁에 태국이 개입하게 되는 결과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중국을 파괴하는 데 태국을 이용하지 말라'는 영어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다른 참가자의 손에는 '나토, 꺼져라'라는 손팻말이 들려있었다.
미국은 이틀 일정으로 12일(현지시간) 시작한 미-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동남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에 대한 견제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연 특별정상회의에서 총 1억5천만달러(1천936억원)에 달하는 아세안 지역 투자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이중 6천만달러(774억원)는 해안경비 쾌속정 제공 등에 사용되는데, 이를 두고 남태평양 지역에서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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