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장에서 호주 관광지까지"…확산하는 中 저성장 여파
중국 변수로 애플·BMW·소니·닌텐도·폭스콘 등 신음소리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상하이·베이징 등의 코로나19 봉쇄 여파가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자 주요 소비국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이 봉쇄로 경제성장률이 주춤해지자 독일의 공장 가동이 차질을 빚고 호주의 관광지가 텅 비는 '나비효과'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연말 20차 당대회라는 역대 최대 정치행사를 앞둔 중국이 '코로나 제로'를 향한 도시 봉쇄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그늘이 오래 드리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중국 당국의 도시 봉쇄는 경제 심장이라고 할 상하이·선전은 물론 베이징과 지린성 등에 적용되고 있다. 외부와 공장을 철저히 분리하는 '폐쇄루프' 방식으로 기업들의 공장 가동을 재개했지만,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강도는 여전하다.
이 때문에 중국 대부분 지역에선 엄격한 통제로 일반인은 집에만 머물러야 하고 상점은 대개 문을 닫았으며 교통 사정은 원활하지 못하다. 중국 경제는 이미 활력을 잃었다고 WSJ는 전했다.
실제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4월 중국의 수출은 2천736억달러(약 353조원)로 작년 같은 달보다 3.9% 증가했다.
그러나 성장률은 전달의 14.7%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져 우한 코로나19 발병 사태의 여파가 한창이던 2020년 6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WSJ는 중국 경제가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위축되고 실업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 여파는 중국 국내외의 글로벌 기업 사정에서도 드러난다.
우선 애플 주요 공급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통제 조치로 인한 물류난 등으로 인해 지난 3월 선전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라고 WSJ는 전했다.
애플도 이 여파로 인해 40억∼80억달러(약 5조1천480억∼10조2천960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상하이 봉쇄 조치로 인해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지난 4월 전기차 생산량이 1천512대에 그쳐 지난 3월(6만5천대)의 40분의 1 미만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중국 사업에서 의료 부문이 생산·배송 문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일본 소니와 닌텐도는 지난 10일 주력 상품인 게임기(콘솔)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고 발표했다. 소니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하이 봉쇄로 부품 제조와 배송이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BMW는 중국산 부품의 공급 부족 또는 지연 배송으로 인해 올해 1분기 생산량이 19% 감소했다.
아디다스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줄었고, 운임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호주 광산업체인 포테스큐 메탈 그룹(FMG)과 리오 틴토 그룹 역시 중국 변수로 인해 철강 수요 감소와 운송 비용 상승에 따른 타격을 받았다.
호주 태즈매니아주에 있는 한 라벤더 농장의 로버트 레이븐스 상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에 매년 8만5천명의 관광객 중 대부분이 중국인이었는데 지난 2월 농장이 재개방한 뒤에는 중국 관광객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인 중국은 기계·반도체·자동차 등의 주요 시장이자 석유·구리·철광석 등의 주요 수입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봉쇄의 충격파는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된 한국과 대만의 지난 4월 수출은 전달인 3월과 비교할 때 각각 3.9% 감소했다. 독일 역시 지난 3월 제조업 생산량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장 큰 월간 감소율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작년 세계 GDP에서 중국의 비중은 18.1%로 미국(23.9%)에 이어 2위였으며, 유럽연합(17.8%)을 앞섰다.
홍콩 UBP 자산운용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카를로스 카사노바는 "중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세계 (경제) 성장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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