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정부 반발…"정보함, 서부 해안선 접근해 도발행위"
코로나 중국 기원설 따른 통상갈등 속 최근 군사마찰 증가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중국의 정보수집함이 호주 서부 해안 군사시설에 접근해 첩보 활동을 벌이며 도발했다고 호주 정부가 13일 주장했다.
호주 ABC 방송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피터 더턴 호주 국방부 장관은 이날 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고 "중국의 정보수집함(AGI)이 서부 엑스마우스의 해롤드 E 홀트 해군기지 인근을 지나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기지는 미국 등 동맹국들의 잠수함 등을 지원하는 해군 통신 기지다.
그는 "중국의 선박은 해안선을 따라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렇게 남쪽까지 내려왔다는 점에서 도발행위"라고 말했다.
호주 당국은 지난주부터 중국 정보수집함의 경로를 추적해 왔다고 더턴 장관은 설명했다.
더턴 장관은 "중국 선박이 남쪽으로 내려온 것뿐만 아니라 (호주의 북쪽 끝 도시) 다윈을 향해 북쪽으로 되돌아갈 때 해안선을 끌어안듯 가까이 지나갔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선박의 이 같은 동향은 전례가 없고 매우 이상하다"라며 "중국은 이를 통해 할 수 있는 만큼 정보 수집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선박은 호주의 북서 해안을 따라 동쪽으로 항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이달 21일 호주 연방 총선을 앞두고 일부러 국가 안보 불안을 조성하려고 이를 공개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더턴 장관은 이를 부인했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작년에는 중국의 다른 선박이 군사 훈련 중 호주 동해안을 따라 항해한 적이 있다고 더턴 장관은 설명했다.
호주와 중국은 올해 초에도 호주 해안에서 마찰을 일으킨 바 있다.
호주 국방부는 1월 17일 중국 해군 함정이 자국 공군의 대잠 초계기 P-8A 포세이돈을 향해 레이저 빔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양국은 코로나19 중국 기원설로 충돌한 데 이어 무역 분쟁 등으로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다.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