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일관성 있는 비핵화 협상 재개 노력…경제안보 협력 중요성 커져"
(서울·워싱턴=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류지복 특파원 = 박진 신임 외교부 장관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13일 취임 후 첫 화상 통화를 하고 한반도 문제와 한미 정상회담 준비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두 장관은 전날 이뤄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일련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고,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의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한 한미 간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동시에 양국이 모두 북한과의 대화에 열린 입장이라는 것도 강조하고, '원칙과 일관성' 있는 북한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두 장관은 특히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또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계속 협의하기로 해 한미 간에 대북 코로나19 지원을 위한 논의가 진행될지 주목된다.
북한은 전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처음으로 인정한 데 이어 확산 실태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두 장관은 오는 21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준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 장관은 신정부 출범 후 10일 만에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는 것을 환영하고, 이번 정상회담이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을 한층 더 격상시키는 성공적인 회담이 되도록 준비해 나가자고 했다.
블링컨 장관도 한국의 새 정부 출범 후 역대 최단기간에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는 것은 미국이 한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에 부여하는 중요도를 잘 보여준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현안에서 한미 공조를 강화하는 토대를 구축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를 새 정부의 핵심 가치로 강조한 것 등을 언급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은 물론 글로벌 현안 대응에서도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했고, 블링컨 장관은 이를 환영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에도 사의를 전했다.
두 장관은 공급망 회복 등 경제안보 분야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도 공감하고 한미 간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박 장관의 취임 후 첫 미국 방문 일정도 조율하기로 했다. 블링컨 장관은 박 장관이 가능한 이른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해 공동 관심사를 심도 있게 협의하자며 초청 의사를 전했고, 박 장관은 사의를 표했다.
전날 취임한 박 장관이 외국 카운터파트와 통화한 것은 블링컨 장관이 처음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박 장관 취임을 축하하면서 앞으로 수시로 소통하며 동맹 발전을 위해 긴밀히 공조하자는 뜻도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통화가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며 두 사람이 앞으로 서로 이름('토니'와 '진')으로 부르자며 '진-토니 사이'(Jin-Tony relationship)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무부도 대변인 성명을 내고 중요한 글로벌 과제 대응에서 한미의 계속된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통화했다면서, 블링컨 장관은 폭넓은 범위의 중요한 양자, 역내, 글로벌 문제에 관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미국의 결의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 방어에 관한 철통같은 약속,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 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기 위한 일본과의 삼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장관은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아울러 두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우크라이나전과 관련해 러시아 측에 책임을 묻는 한미 노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외교부 실·국장들과 함께 첫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다가오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새로운 국제질서에 한국이 적극 동참할 계기를 마련하는 좋은 기회로 삼고자 한다"는 방향성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유, 민주, 인권, 시장경제, 공정과 연대를 윤석열 정부의 키워드로 꼽으면서 "외교를 수행할 때 실무나 기능적 업무가 많겠지만 늘 가치를 염두에 두고 전략과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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