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후국 군주들, 연방 최고위원회에서 만장일치 결정
"미국과 동맹 '전략적 기둥'으로 보지만, 독자 행동 주저함 없어"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 실세인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61) 아부다비 왕세제가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고 국영 WAM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AE 연방 최고위원회는 이날 부통령 겸 두바이 지도자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이 주재한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토후국 군주들의 투표 후 알막툼은 트위터에 "우리는 그(무함마드 왕세제)를 축하하고 충성을 맹세한다"며 "그가 이끌 이 나라가 신의 뜻에 따라 영광의 길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썼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2014년 아부다비 군주이자 대통령인 셰이크 할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사실상 수반 역할을 맡아왔다.
할리파 대통령은 전날 7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UAE의 대통령이 사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고인이 된 할리파 대통령은 아버지인 셰이크 자예드 빈 술탄 알 나흐얀이 2004년 세상을 떠난 뒤 대통령직을 이어받았다.
무함마드 왕세제의 아버지이기도 한 셰이크 자예드는 UAE에서 '건국의 아버지'로 통하는 인물이다.
새롭게 대통령이 된 무함마드 왕세제는 서방과 관계를 강화하면서 UAE의 경제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 외교 문서에서는 그는 카리스마 있고, 지식이 풍부하며 서방에 우호적인 인물로 묘사됐다.
영국 육군사관학교에서 훈련받은 헬기 조종사 출신인 무함마드 왕세제는 UAE의 군대를 현대화·첨단화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아부다비 알다프라 공군기지에는 미군 3천500명이 주둔하고 있다. 미 공군은 이곳을 거점으로 시리아·이라크 등지 작전을 수행했다.
로이터는 복수의 외교관을 인용해 "무함마드 왕세제는 미국과의 동맹을 '전략적 기둥'으로 생각하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독자적 행동을 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UAE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표결에서 기권했고, 미국과 서방의 원유 추가 증산 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 미국과 대립하는 부분이 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지난해 UAE는 F-35 전투기 등 미국산 첨단 무기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logo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