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증가율도 둔화하고 실업률은 6% 상회…우한사태 수준으로 악화
중국 올해 목표한 5.5% 성장 달성 어려워져…2%대 악화 관측까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4월 소비와 생산이 '경제수도' 상하이 등의 봉쇄 충격에 직격탄을 맞았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작년 같은 달보다 11.1% 감소했다.
소비 침체가 전월(-3.5%)보다 크게 심화했다.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6.1%)에도 한참 미치지 못했다.
4월 소비 동향은 우한 사태의 충격이 한창이던 2020년 3월(-15.8%) 이후 최악이다.
4월 산업생산도 작년 동월 대비 2.9% 감소해 전월 5%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섰다. 시장 전망치인 0.4%도 크게 하회했다.
4월 산업생산 증가율도 우한 사태 때인 2020년 2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4월 인프라 투자와 민간 설비 투자 등이 반영되는 고정자산투자는 작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전달 발표된 1∼3월 증가율 9.3%보다 둔화한 것이다.
경기 충격에 대응해 인프라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지시가 일선 지방 정부에서 효과적으로 집행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당국이 최우선 정책 목표로 삼는 고용 상황도 나빠졌다.
4월 도시 실업률은 6.1%로 전달의 5.8%보다 0.3%포인트 높아져 우한 사태 때인 202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이 정한 올해 실업률 관리 목표 상단인 5.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4월 상하이 등 중국의 중요 대도시들이 봉쇄된 데 따른 경제 충격이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국가통계국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발표문에서 "4월 코로나19가 경제 운영에 끼친 충격이 비교적 컸다"면서도 "이는 단기적인 것으로서 우리나라 경제가 안정 속에서 발전하는 기초여건에는 변함이 없다"고 자평했다.
'제로 코로나' 원칙에 기반한 강력한 중국식 도시 봉쇄는 서비스업과 제조업 모두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일대의 공급망과 물류망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했다.
봉쇄 지역에서는 경제가 멈춰서면서 서비스업 종사자, 건설 현장 근로자, 공유차량 기사 같은 인터넷 플랫폼에 속한 비정규직 노동자 등 고용 취약 계층의 수입이 끊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로나19 발생과 이에 따른 봉쇄가 산업생산과 소비를 2020년 초 이후 가장 약한 수준으로 끌어내리면서 4월 중국 경제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금융·비즈니스·무역 중심지로 '경제수도'로 불리는 상하이는 지난 3월 28일부터 봉쇄가 시작돼 이날까지 50일째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상하이뿐만 아니라 수도 베이징 등 중국 전역에 퍼져 수십개 도시가 전면·부분 봉쇄를 겪었다.
성쑹청 전 인민은행 통계국장은 경제 매체 차이신 기고문에서 "누적 감염자가 1천명이 넘어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지역의 국내총생산(GDP) 합산 비중이 전체의 55.1%나 됐다"며 "이번 코로나 감염 사태는 경제 핵심 도시들에 큰 영향을 줘 (해당 지역의) 경제 충격에 외부로 전이되는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감염 중심지인 상하이가 점진적 도시 정상화 방침을 밝혔지만 중국 당국은 높은 사회·경제적 비용이 드는 '제로 코로나'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에도 코로나19 확산이 중국 경제를 계속 짓누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중국 안팎에서는 코로나 충격의 여파로 중국이 올해 목표한 5.5%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쉬젠궈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최근 열린 웨비나에서 올해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심각성이 2020년 우한 사태 때의 10배 이상이라고 평가하면서 올해 성장률이 정부가 정한 5.5%는커녕 문화대혁명이 끝난 1978년 이후 최악이던 2020년의 2.3%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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