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백인우월론 이념 지닌 인사들과 결별해야"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의 정통 보수 정치인으로 꼽히는 리즈 체니 연방 하원의원이 최근 뉴욕주 버펄로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백인우월론에 대한 공화당의 입장을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체니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백인 극우파와 백인 우월론, 유대인 혐오론은 연방 하원의 공화당 지도부 탓"이라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공화당 지도부는 이 같은 이념과 생각을 지닌 인사들과 결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인 우월론으로 대표되는 백인 중심의 극우이념은 최근 뉴욕주 버펄로의 흑인 밀집 거주지역 슈퍼마켓의 총격 난사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10명을 숨지게 한 18세 피의자는 유색인종 때문에 미국의 백인 사회와 문화가 위기에 처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공화당 내에서 백인 극우이념을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부채질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의 마저리 테일러 그린과 폴 고사 하원의원은 지난 2월 미국의 대표적인 백인우월론자인 닉 푸엔테스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이 백인우월론 행사에 참여한 데 대해 "잘못됐다"는 반응을 내놨을 뿐, 공식적으로 제재하지는 않았다.
또한 체니 의원의 트윗은 하원 내 공화당 3인자인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스테파닉 의원의 경우 버펄로 총격사건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대전환론'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을 펴왔다.
민주당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불법 이민자들에게 투표권을 주려고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극소수의 권력 집단이 더 많은 자녀를 낳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이민자들을 유럽에 유입시켜 백인들을 몰아낼 것'이라는 대전환론과 같은 논리다.
한편 스테파닉 의원 측은 버펄로 총격 사건의 책임을 묻는 여론을 '중상모략'으로 표현하며 "인종차별적 이념을 단 한 번도 옹호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공화당 내부의 인종차별적 성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체니 의원은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다.
체니 의원은 지난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조작 주장을 비판하다가 공화당 지도부에서 축출됐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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