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공산당이 하반기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은퇴한 간부들이 부정적 정치 발언을 못 하도록 입단속에 나섰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확정할 행사를 앞두고 소셜미디어 통제 강화와 함께 일체의 이견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지난 15일 "중국 당국은 '새 시대 은퇴한 간부를 위한 당 건설 작업 강화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공산당 중앙판공청이 발표한 해당 지침은 공산당원들을 더욱 결속시킬 정치적인 지도가 더욱 강화돼야 하고 간부들의 행동에 대한 감독도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각급 당 위원회와 당 지도부는 은퇴 간부들이 발전을 위한 당 건설 작업에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은퇴한 간부와 당원은 당을 경청하고 따라야 하며 기율을 위반할 경우 엄히 다뤄져야 한다"고 했다.
해당 지침은 "당 중앙위원회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논하지 말고 정치적으로 부정적인 발언을 퍼트리지 말며, 불법 사회단체 활동에 참여하지 말고 모든 종류의 잘못된 생각에 단호히 반대하고 저항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간부들에게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의식적으로 구현하라고 촉구했다.
중앙판공청 대변인은 신화에 "새 규정은 일부 당원이 은퇴한 후 기율을 위반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광둥성의 한 은퇴한 간부는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새로운 지침은 다가오는 20차 당대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은퇴한 간부들에 대한 당의 통제가 더욱 강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해외에 나가 살려는 은퇴 간부들은 탈당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요구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다양한 조치들은 차이샤처럼 일부 은퇴 간부들이 중국을 떠난 뒤 중국을 비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행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 출신으로 미국에 사는 차이샤는 2020년 중국 지도부를 향해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최고 지도자를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한 뒤 당에서 쫓겨났고 연금도 박탈당했다.
광둥성의 은퇴한 간부는 "새로운 지침은 중앙 정책에 대해 논하는 전통이 있는 베이징의 관리들을 주로 겨냥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제 당원은 최고 지도자의 발언만을 공부하고 따를 수 있다. 비판이나 반대는 생각해서 안 되고 의심조차 해서 안 된다. 오로지 복종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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