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 "방침 정해지고 요청해오면 인력 파견 등 협조"
업계, 라임·옵티머스 등 재수사 여부에 주목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이지헌 김아람 기자 = 검찰의 금융·증권 범죄 전문 수사 조직이 부활하자 금융가가 긴장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18일 "기존 금융·증권 범죄 수사협력단' 체제를 개편해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을 새롭게 출범한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를 비롯한 각종 금융·증권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으로, 검사 등 48명으로 구성된다. 합수단 재출범은 2020년 1월 폐지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2014년 2월 검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국세청 등 40여명의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설치된 합수단은 이후 주가조작과 같은 금융 범죄 수사를 전담하며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합수단은 검사가 직접 수사하기 때문에 사건 착수부터 법원 판결까지 사건처리 기간이 대폭 단축될 수 있다. 당시 예금보험공사도 직원을 파견해 은닉자산 추적과 범죄수익 환수 등에서도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존속 기한(5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폐지됐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아직 윤곽이 나오지 않았고 (인력) 파견 등의 요청이 없다"며 "단장이 내정되고 구체적인 요청이 있으면 파견 규모나 합수단 운영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합수단 시절과 달라진 점이 있다 보니 2기 합수단은 특사경(특별사법경찰관)과 공조를 강화하거나 다른 형태로 업무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운영 방침이 나오면 금융위, 금감원 등 기관과 협력 방안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합수단 부활 소식에 증권·금융업계에서는 정·관계 연루 의혹이 불거졌지만, 금융 범죄로 일단락된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과 같은 사건들이 재수사 대상에 오를지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
금융사의 중견 간부인 A씨는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선 해당 금융기관들이 무지했거나 잘못해 빚어진 것으로 일단락됐다"며 "판매사들의 경우 벌 받을 인사는 다 받아서 추가로 이슈가 있을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사의 간부 B씨는 "라임·옵티머스 사태 당시 여야 정치인과 공직자, 기업인 등 넓은 범위에 걸쳐 여러 이름이 등장했기 때문에 재조사한다면 기업 범죄나 정치권 중심으로 다시 살펴볼 가능성도 거론되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금융업계의 C씨는 "라임·옵티머스 사태 당시 억울한 인사도, 빠져나간 인사도 있을 수 있으나 이제 와서 다시 수사할까 하는 의문도 든다"라고도 했다.
금융감독 당국과 증권, 금융권 일각에선 최근 우리은행 횡령 사건 등 증권·금융 관련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합수단이 각종 의혹을 선제적으로 조사해 대형 사건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시장 질서를 잡기 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료 제출, 소환 등 어느 정도의 부담을 감수해야 해 긴장하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한 관계자는 "각종 증권·금융 사건에 대한 전담 수사 부서가 다시 생기면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금융) 시장 관계자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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