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준비설·코로나 위기 등 논의한 듯…中의 러 지원도 경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순방을 하루 앞둔 18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공산당 정치국원이 통화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두 사람의 통화 사실을 알린 뒤 지역적 안보 문제와 비확산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또 두 사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미중 관계에 관한 구체적 사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는 두 사람이 지난 3월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회동한 데 뒤이은 것이다.
백악관은 구체적인 통화 내용을 추가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비확산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언급에 비춰 북한 문제가 논의됐을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감행한 데 이어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역내 안정과 평화를 위한 중국의 협력을 주문했을 개연성이 있는 대목이다.
또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 이후 중국의 대북 지원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국도 인도적 지원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했을 수 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했지만, 중국은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 등을 요구하는 등 해법을 놓고 큰 시각차를 보였다.
두 사람이 우크라이나전을 논의했다는 부분도 주목된다.
미국은 서방과 협력해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러시아에 '제재 폭탄'을 쏟아붓는 와중에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해 왔다.
이번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 순방에 나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기 하루 전에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은 우크라이나전 발발로 지체됐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이행을 본격화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이 최대 전략적 경쟁자로 보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하면 이번 통화는 각종 현안에서 중국의 협력적 태도를 재차 촉구하면서 보조를 맞춰 달라는 경고성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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