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국 국민의 기대수명에 득보다는 실이 된다는 저명 경제학자의 주장이 온라인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전했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는 지난 14일 칭화대의 한 포럼에서 지난 2년간 중국이 펼친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은 국민의 평균 수명을 총 열흘, 연간 5일씩 연장했으나 1인당 소비량이 1% 감소할 경우 1인당 평균 수명은 연간 10일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 분야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 통제가 시행되는 동안 공급망과 생산 라인 보호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SCMP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국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리 교수의 주장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또다른 논쟁을 촉발했다"며 "일부는 의문을 제기하고 심지어 조롱한 반면, 다른 이들은 좀 더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봤다"고 전했다.
미국외교협회(CFR) 황옌중 세계보건 선임연구원은 리 교수가 공중 보건이나 인구통계 같은 다른 많은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추론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리 교수의 발언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정당화할 수 있지만 동시에 "중국이 제로 코로나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는 최종 결론을 보여줘 모순적이다"고 덧붙였다.
중국 트립닷컴 그룹의 공동설립자 겸 회장이자 인구통계 전문가인 제임스 량은 리 교수의 주장과 관련해 중국의 봉쇄 조치로 국민의 기대 수명이 매달 나흘씩 단축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16일 소셜미디어에 "단 몇달의 봉쇄로 지난 2년간 추가된 총 기대 수명 열흘을 모두 소모한다고 말할 수 있다"며 "중국의 2차 백신 접종률이 95%, 3차 접종률이 60%에 달하면 현재의 방역 통제를 완화할 경우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다른 많은 나라와 같은 15만명에 이를 것이지만 이는 일부 국내 매체가 주장하는 150만명에 훨씬 못 미친다"고 예상했다.
그의 글은 검열되고 있지만, 황 연구원 등 전문가들은 이 글이 의미 있는 논쟁을 촉발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에 주목한다는 것은 방역 통제 완화 시 중국에서 수백만명이 사망한다는 것이 더는 과학적으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문제는 관리들이 이에 대한 공개 토론을 허용하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통제를 완화하면 코로나19 사망자는 약 12만명에 이를 것이며, 이는 중국에서 연간 대기 오염이나 흡연에 따른 사망자 수보다 적다고 설명했다.
황사오안 산둥대 교수는 방역 통제가 부분적으로 기여한 실업률 상승과 소득 감소는 중국 정부가 인민을 최우선시한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뒷받침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좀 더 효과적이고 편리한 예방약과 치료책을 사용하는 과학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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