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중은행들 유동성 '여력'…봉쇄 여파로 4월 발전량 급감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 1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다수인 11명이 오는 20일 1년 만기 LPR이 현행 3.7%에서 0.05∼0.10%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7명은 0.05%포인트, 4명은 0.10%포인트 인하를 각각 예상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라 급랭한 경기를 살릴 목적으로 LPR 인하 조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머지 8명은 금리 조정이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신규 대출액은 6천454억위안(약 823조원)으로 전달(3조1천300억위안)보다 79.4% 급감하는 등 중국 실물 경기는 심각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1월 20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월 1년 만기 LPR이 전달의 3.8%보다 0.1%포인트 낮은 3.7%로 집계됐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번에 내리면 두 번째다.
인민은행은 매달 20일 18개 시중 은행이 보고한 LPR 값의 평균을 고시하며 중국 내 전 금융기관이 이를 대출 업무 기준으로 삼고 있다.
명목상으로 LPR은 시중 주택담보대출 동향을 취합한 수치에 불과하지만, 인민은행이 '보이지 않는 손'을 이용해 LPR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시중에서는 사실상 인민은행이 LPR을 결정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싱가포르 OCBC 은행의 금리전략가인 프랜시스 청은 "(중국에서)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져 이번 주에 LPR이 0.05∼0.10%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인민은행이 지난달 15일 은행 지준율을 0.25%포인트 내리는 등의 조치로 시중 유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은행 간 대출금리가 인민은행의 정책 대출 금리보다 낮기 때문에 시중은행으로선 대출 금리를 낮출 여력이 충분하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5년 만기 LPR을 인하할지를 두고선 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 14명의 견해가 갈렸다. 5년 만기 LPR은 주로 주택담보대출과 연동된다.
7명은 현행 4.60%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7명은 4.55% 또는 4.50%로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를 중요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중국 당국은 최근 몇 개월 새 부동산 규제를 풀면서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코로나19 봉쇄의 여파 등으로 작년 8월 이후 신규 주택 판매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는 지난 4월 중국의 전체 발전량이 6천86억kWh(킬로와트시)로 전달보다 4.3% 감소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석탄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이용한 화력발전소의 전력 생산량이 12% 줄었는데,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상하이·베이징 등 주요 도시가 봉쇄돼 중국 전체적으로 경제 활동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력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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