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버펄로 총격 사건도 생중계…유해 콘텐츠 유포 사태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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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 2019년 51명의 희생자를 낳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총기 난사 사건의 범행 영상이 여전히 온라인 공간에 남아 유포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건은 범인에 의해 페이스북 라이브로 17분간 생중계됐는데, 당시 온라인 공간으로 퍼져나간 동영상을 삭제하는 플랫폼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영상들이 계속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24시간 동안 검색한 결과 뉴질랜드 총기난사범의 범행 관련 동영상이 온라인 링크 또는 영상 클립 형태로 50개 이상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 가운데 범인이 이슬람사원 출입구에 서 있는 두 사람을 향해 총을 쏘는 1분30초 길이의 동영상이 사례로 제시됐다. 1인칭 시점의 이 범행 동영상은 라이브 생중계된 영상의 일부가 녹화된 것으로, 7천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22개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들은 범행 영상을 일일이 찾아내 삭제했다. 페이스북이 사건 발생 후 6개월간 이 사건과 관련해 삭제한 영상만 450만개에 이른다.
그런데도 동영상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은 플랫폼의 삭제 속도를 압도할 정도로 빠르게 동영상이 번져 나가는 데다 플랫폼의 검열 시스템을 회피할 수 있도록 영상 파일을 변형하는 방법이 끊임없이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실제로 뉴질랜드 정부는 이 사건 발생 후 수개월간 원본 범행 영상을 변형한 동영상을 800개 이상 확인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범행 영상이 삭제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놓고 정보를 교환하는 대화방이 개설되기도 했다.
NYT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재연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 사건은 백인우월주의자였던 18세 남성 페이튼 젠드런이 사전에 세운 계획에 따라 슈퍼마켓에서 총을 쏴 흑인 10명을 살해한 참사로, 젠드런 역시 범행 현장을 비디오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 생중계했다.
트위치가 2분 만에 송출을 차단했지만, 2분짜리 동영상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거의 모든 온라인 플랫폼에서 광범위하게 확산했다.
국제인권기구 아티클19 미국 지부의 코트니 래드시 대표는 "주요 온라인 플랫폼으로 퍼져나간 버펄로 총기 난사 사건의 동영상은 현저히 줄어들 수는 있을지라도 인터넷 공간에서 아예 사라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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