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북아일랜드 협약 일방 변경시 英과 FTA 지지안해" 경고

입력 2022-05-20 16:22  

펠로시 "북아일랜드 협약 일방 변경시 英과 FTA 지지안해" 경고
아일랜드 선거에서 연방주의 정당 패하자, 협약 개정 추진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영국이 북아일랜드 협약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 의회가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독일 DPA 통신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벨파스트 협정'은 북아일랜드 평화의 기반이며 전 세계 희망의 등대"라며 "만약 영국이 이를 약화하는 선택을 하면 미 하원은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금요일 협정'이라고도 불리는 벨파스트 협정은 1998년 체결된 것으로, 영국과 아일랜드가 양국 간 자유로운 인적·물적 왕래를 보장하고 있다.
그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에 물리적 국경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다"며 "영국 국민의 브렉시트 의지를 존중하며 평화를 수호하는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건설적이고 협력적이며 선의의 협상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혈 분쟁을 알지 못하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북아일랜드 아이들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미래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펠로시의 발언은 워싱턴의 고위급들이 북아일랜드에 계속해서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DPA는 분석했다.
특히 아일랜드 혈통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일랜드섬에서 국경이 계속 개방돼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영국 북아일랜드에서는 분리주의 세력과 연방주의자들 간 갈등으로 유혈 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1998년 체결된 협정으로 영국은 아일랜드에 자유로운 무역과 통행을 보장했고,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 6개 주의 영유권을 주장을 포기하면서 평화를 찾았다.
하지만 영국이 브렉시트를 단행하면서 EU에 남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에 국경 통제가 부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영국과 EU는 벨파스트 협정 정신에 따라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의 국경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 대신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건너가는 상품에는 통관과 검역 절차를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북아일랜드 협약'으로 같은 나라임에도 영국 본토와 새로운 장벽이 생기면서 북아일랜드 내 연방주의자들의 불만을 낳았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선거에서 아일랜드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Sinn Fein)이 사상 처음으로 제1당이 되자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은 이 협약이 전면 재검토되지 않으면 신페인당과 연정을 하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지난 17일 하원에서 영국 본토 상품이 북아일랜드로 이동할 때 불필요한 행정 부담을 없애는 장치를 법에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EU는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약을 변경하려 한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EU 측 브렉시트 협상 책임자인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부집행위원장은 협약의 일방적 변경은 용납할 수 없으며, EU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앙 발르 드알메이다 영국 주재 EU 대사도 이날 영국 의회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영국은 재협상을 하거나 협상을 깰 것이라는 오직 2개의 선택지만 EU에 내놓고 있다"며 "더 나은 협력을 위해서는 우선 영국과 EU 사이에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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