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제한 조건' 신장 방문 예정…"인권보고서 공개도 안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중국 신장 방문을 놓고 미국 정부가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전 세계의 인권 상황을 점검하고 이를 개선하는 데 앞장서야 하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역할을 생각하면 인권 논란을 빚는 신장 방문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중국에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신장에 대한 '완전한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바첼레트 대표의 신장 방문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바첼레트 대표는 오는 23∼28일 중국을 방문한다.
그는 광저우, 카슈가르·우루무치를 비롯한 신장 지역 등을 찾아 당국자와 시민사회단체·기업·학계 관계자 등을 만날 예정이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신장 방문은 2005년 이후 17년 만이다. 특히 신장이 위구르족 학살 논란의 중심지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은 중국이 신장 위구르족을 집단학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고, 중국은 이를 부인하면서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고 맞서고 있다.
바첼레트 대표는 그간 신장 지역의 인권 상황 조사를 위해 제한 없는 접근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해오다 조사 형식이 아닌 우호 방문이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이번에 그의 신장행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탓에 바첼레트 대표의 신장 방문이 중국 당국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중국이 신장의 인권 환경을 완전하고, 조작되지 않게 평가하는 데 필요한 접근권을 바첼레트 대표에게 부여할 것으로 미국이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접근 제한에 대한 우려를 중국과 바첼레트 대표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신장 인권 상황에 대한 인권최고대표실의 보고서 공개를 거듭 요청했고 대표실 역시 즉시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그것을 볼 수가 없다"고 바첼레트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신장의 잔학행위와 중국 전역의 인권 침해 및 학대에 대한 명백한 증거에도 인권최고대표가 계속 침묵을 지키는 것은, 특히 그가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이끌어야 하는 입장인 만큼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날 중국 정부가 바첼레트 대표의 방문을 이목을 끌려고 하는 홍보 수단으로 조작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약 100만 명의 위구르족이 신장에서 집단 구금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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