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차관, 평화협상 재개 가능성도 시사…친러반군 수장 "포로들 재판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끝까지 저항하다 투항한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포로의 교환 가능성이 제기됐다.
타스·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아조우스탈의 투항병과 우크라이나에 붙잡힌 러시아군 포로의 교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루덴코 차관은 "포로 교환은 소관 분야가 아니지만 아마도 이미 어딘가에서 논의가 진행 중일 것"이라며 "상식과 배치되지 않는다면 어떤 선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중단된 양측의 평화협상 재개 가능성도 시사했다.
루덴코 차관은 "협상을 동결하고 모든 것을 중지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가 우리의 제안에 건설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최소한 어떤 반응을 보인다면 우리는 협상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개전 이후 협상 대표단을 꾸려 평화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지난 3월 이스탄불 협상 이후 양측의 대화는 중단된 상태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일각에서 제기된 아조우스탈의 투항병과 우크라이나의 친러 정치인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빅토르 메드베드추크의 교환 가능성을 일축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메드베드추크는 우크라이나 국민이자 러시아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며 "아조우스탈 투항병과 메드베드추크의 교환을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메드베드추크는 우크라이나 친러 성향의 야당 '생명을 위하여'(For Life) 당수이자 사업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기도 하다.
그는 러시아 침공 이전부터 반란 혐의로 가택연금에 처해 있었으나 전쟁 발발 사흘만인 2월 27일 도주했다가 지난 달 12일 체포됐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아조우스탈의 우크라이나군과 메드베드추크를 교환하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정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수장 데니스 푸실린은 이날 아조우스탈 투항병들이 재판에 넘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푸실린은 "아조우스탈의 죄수들은 DPR 영토 내에 구금돼 있다"며 "DPR 내에서 국제 재판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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