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최대 기술 기업 텐센트의 창업자인 마화텅(포니 마) 회장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경제 피해를 지적하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퍼다 나르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고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 회장은 역사 작가 장밍양이 쓴 '후시진 말고는 누구도 경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을 21일 자신의 위챗 계정에 퍼다 날랐다. 위챗은 텐센트가 운영한다.
앞서 중국의 유명 논객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이 바이러스 통제에 드는 경제적 비용이 공중 보건 혜택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한 발언을 인용한 제목이다.
장밍양이 쓴 글은 누구도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중국의 경제와 기업들이 직면한 압박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누리꾼들이 경제를 걱정하는 방법이란, '기업은 망할 수 있다. 그러나 직원을 해고해서는 안 된다', '기업은 망할 수 있다. 그러나 초과 근무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누리꾼들의 이중 잣대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물론 그들은 배달을 주문한 후 그 배달이 10분 늦으면 욕을 퍼부을 것이며 그 누구보다 배달 기사를 가혹하게 질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 회장은 이 대목에 대해 "묘사가 매우 생생하다"는 댓글을 유일하게 달았다.
마 회장의 위챗 계정은 비공개로, 그가 접근을 허용한 이들만이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가 해당 글을 퍼다 나른 스크린숏이 또 다른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주말 사이 퍼져나갔으며, 누리꾼들은 마 회장이 해당 글을 게시한 것은 불만을 표현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마화텅이 마침내 경제가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실제로 모두가 경제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현재 사회 전체가 집단적인 침묵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그간 주목받지 않는 저자세를 유지해온 마 회장이 텐센트의 저조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례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마 회장은 해당 글에 대해 더는 의견을 달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의 회장이 해당 글을 공유한 것은 중국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고 덧붙였다.
텐센트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 줄어든 234억1천만 위안(약 4조4천억 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도 지난해 1분기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친 1천355억 위안(약 25조4천800억 원)을 기록했다.
텐센트의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중국의 코로나19 상황 악화와 경기둔화, 중국 당국의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펑파이신문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텐센트가 스포츠 채널의 직원 100여 명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텐센트는 회사가 이익을 내기를 원하는 투자자들과 직원 해고를 둘러싼 현지 매체들의 반응 양쪽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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