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겨냥해 IPEF 닻 올렸지만…순항까지는 과제 '산적'

입력 2022-05-24 00:21  

美, 중국 겨냥해 IPEF 닻 올렸지만…순항까지는 과제 '산적'
아세안 7개국 등 13개국 참여…세계 GDP 40% 차지하며 中 주도 RCEP 능가
관세인하 등 '당근책' 빠져 결속력 한계…中 반발 속 대만 불포함도 논란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23일 띄웠으나 실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형적으로는 중국 인근의 주요 국가가 동참하면서 경제적 측면에서 이른바 대중(對中) 포위 전략을 구현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 여타의 통상 조약에 비해 구속력이 떨어지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일단 참여국이 당초 예상보다 많게, 미국을 비롯해 13개국이 이름을 올리면서 공식출범 행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평가다.
한국과 일본, 호주, 인도, 뉴질랜드에 더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7개국이 참여하면서 이른바 '베이커스 더즌(Baker's dozen·숫자 13을 의미)'이 됐다고 미국 정부는 자평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아세안에서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3개국을 뺀 나머지 국가가 IPEF 출범국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나름대로 성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IPEF 공식출범 전에 미국에서 열린 미국·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아세안 국가 지도자들과 IPEF 비전을 공유했다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이 IPEF 사전 언론브리핑에서 말했다.
미국은 IPEF의 공식 출범 일정을 저울질하면서 막판까지 아세안 회원국을 상대로 물밑 설득 작업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나아가 IPEF 참여국들의 경제적 비중이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능가한다는 점도 성공적인 출발로 평가되는 하나의 잣대가 되고 있다.RCEP 참여국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8%인 반면 IPEF에 참여하는 국가의 GDP 비중은 전 세계의 40.9%에 해당한다.
다만 참여국 수는 RCEP이 2개 나라 더 많다.
미국의 통상 전략으로 보면 IPEF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느슨해진 미국의 다자 통상 리더십을 다시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추진한 TPP에서 탈퇴했다. IPEF 출범을 주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냈다.

문제는 IPEF의 실효성이다.
전통적인 통상 협상은 참여국간 분야별 관세 인하 조치 등을 통해 시장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규정을 포함하지만, IPEF는 관련 조항이 없기 때문에 경제적인 이득을 계량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IPEF는 대신 공정 무역과 공급망, 클린 에너지, 과세·반부패 등 4개 과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미국 기업이나 IPEF에 참여하는 다른 나라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모호해 강한 결속력을 유지하는 문제가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21세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21세기 경제 합의(arrangement)"라고 자평했으나 당장 미국 언론에서도 "관세 감축 등이 없다면 참여국이 얻을 수 있는 인센티브가 뭐냐"는 질문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앞으로도 미국 입장에서는 관세 조치 등을 다루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언론에 "2015·2016년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TPP는 국내에서 지지를 받지 못했고 의회도 통과하지 못했다"면서 "여기에 교훈이 있다"고 말했다.
IPEF는 법적 구속력이 모호하기 때문에 미국 의회에서 인준을 받아야 하는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IPEF 출범을 "분열 책동"이라면서 비판하는 중국의 반발도 앞으로 IPEF가 성공적으로 순항하는 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느슨하게 출범하면서 아세안에서 7개국이 동참했으나 IPEF 결속력이 강화될수록 중국의 반발 강도가 높아지면서 참여국들의 중국 눈치 보기가 심화할 수 있다.한국을 포함해서 참여국 대부분이 중국을 제1 무역 파트너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다.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지역 무역 질서 확립을 위해 IPEF에 중국이 참여할 가능성이 작음에도 미국이 IPEF를 '열린 플랫폼'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도 원하면 참여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긴장 수위를 낮추고 다른 참여국을 달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실상 대중국 견제가 목표이면서도 대만이 빠진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역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중국의 반발을 감안해 긴장 수위를 조절하기 위한 측면으로 분석되지만, 대만의 미참여로 미국 입장에서는 IPEF 출범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 상·하원 일부 의원들은 미국 정부에 대만을 IPEF에 참여시킬 것을 강하게 촉구한 바 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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