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인터뷰…"모리슨 정부는 국내정치적 목적으로 中에 강경"
"앨버니지 총리 당선, 껄끄러운 양국 관계에서 '우아한 하차 기회'"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맬컴 턴불 전 호주 총리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신임 총리 체제에서 대중 관계가 '재설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턴불 전 총리는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관세 부과, 통관 지연 등을 거론하며 "호주에 대한 중국의 괴롭힘이 도를 넘었다"며 앨버니지 총리의 당선이 '우아한 하차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 노동당 정부는 스콧 모리슨 전 총리나 피터 더튼 전 국방장관처럼 분노 어린 정치적 수사로 소리를 높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큰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모리슨 정부는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그렇게 했고, 호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전적으로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턴불 전 총리는 자유당 소속으로 2015~2018년 총리를 지냈다. 극심한 지지율 하락 속에 실시된 당 대표 선거에서 그는 모리슨 당시 재무장관에게 대표와 총리 자리를 내주고 물러났다. 보수 성향인 자유당 정권에서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냉각기가 이어졌다.
턴불 총리 재임 기간에는 호주 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내정간섭 금지' 법안을 시행하면서 중국과 충돌했다.
모리슨 총리 집권기에는 무역 관련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국 기원설 등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더 악화했다.
최근에는 솔로몬제도와 중국의 안보 협정 체결 등으로 남태평양에서 양국간 군사적 마찰까지 빚어졌다.
호주에서는 중도 좌파 성향의 노동당이 총선에서 제1당에 올라 8년여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면서 양국 관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동당을 이끈 앨버니지 신임 총리는 이달 23일 취임했다.
안보가 쟁점이 된 지난 총선 과정에서 앨버니지 총리가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반중 성향의 자유당에 비해 노동당은 중국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이 이번 총선에서 노동당 정부가 출범하기를 원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턴불 전 총리는 앨버니지 정부의 전반적인 대중 정책에서 당장 큰 차이를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앨버니지 총리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중국 정부의 타협 의지에 달려 있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여왔다.
앨버니지 총리는 취임 이튿날 일본에서 열린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쿼드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대(對)중국 견제 협의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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