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검찰, 러 정규군과 함께 와그너그룹 용병 3명도 기소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러시아군에 이어 용병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아닌 용병이 전쟁범죄 혐의를 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검찰은 앞서 전날인 24일 전범 혐의로 수배된 8명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은 각각 러시아군 5명과 러시아 용병 기업인 와그너그룹 3명이다.
와그너그룹 용병 중에서는 벨라루스 출신이 2명, 러시아 출신이 1명이다.
이들은 앞서 민간인 집단학살 의혹이 불거진 부차 지역에서 민간인을 조직적으로 살해, 고문한 혐의를 받는다.
우크라이나에 와그너그룹 용병이 투입된 것으로는 이전부터 알려졌으나 이들 용병이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와그너그룹은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세력을 지지하려 등장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기업가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끌고 있다.
유럽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 이 같은 월급제 용병을 투입해왔으며, 시리아, 리비아 등에서 와그너그룹을 포함해 1만∼2만명의 용병을 끌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러시아 용병은 시리아 마을에서 잔혹한 살해를 일삼은 것으로 생존자들이 증언한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이번에 우크라이나 검찰에 기소된 와그너그룹 용병 중 두 명도 2018년 2월 시리아에 투입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와그너그룹을 추적해온 한 전문가는 이들 두 명을 지목하면서 "시리아에서 싸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특별히 이름이 알려지지는 않은 일반적 와그너 용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규군이 아닌 용병이 기소되면서 향후 절차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도 러시아는 이들 용병이 사기업에서 투입됐다는 점을 들어 정부와 선을 긋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사진, 영상 증거를 토대로 수사했으며, 민간인 생존자들의 증언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시민 단체인 '정의를 위한 클루니 재단'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검찰이 수사를 총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국제 사회 지원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검찰이 매우 적극적"이라며 "1만1천건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을 상대로는 이미 첫 전범 재판을 개시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이달 19일 러시아 육군 칸테미로프스카야 전차사단 소속 바딤 시시마린(21) 하사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서 종신형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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