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인 10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에 따른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홍콩 공영방송 RTHK 등에 따르면 전날 홍콩 이공대 연구진은 홍콩 시민 3천11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전화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12.4%가 짜증이나 분노, 코로나19 존재 부정, 전염병에 대해 무심코 생각하기 등을 포함한 PTSD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설문은 '수면 장애가 있다' '짜증이나 분노를 느낀다' 등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한 22개 상황에 대한 정도를 0부터 4까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합계 33점 이상이 나오면 PTSD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조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정도 진행된 시점인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 사이 진행됐다.
연구진은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초래한 5차 확산으로 감염자가 폭증한 것을 고려하면 상항은 더욱 악화해 홍콩 시민의 30∼40%가 PTSD 증상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구 약 740만명의 홍콩은 지난해 말까지 2년간 코로나19 누적 감염자가 1만2천여명에 머물렀으나 올해 초 시작한 5차 확산으로 넉 달여 만에 그 100배에 달하는 약 120만명이 감염됐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도 2년간 200명대였으나 넉달여 만에 9천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25일 현재 누적 감염자 수는 121만1천87명이며, 누적 사망자는 9천372명이다.
연구진은 PTSD 고위험군에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은 경우가 많았고,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많이 접하는 사람일수록 증상이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또 어떤 이들은 코로나19에 대해 너무 걱정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고 손을 너무 자주 소독해 피부가 손상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팬데믹은 몇 개월만 이어졌지만, 코로나19는 장기화하면서 '팬데믹 피로'가 퍼져나가고 있어 당국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정신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홍콩은 2년 넘게 입국자에 대한 호텔 격리 정책과 감염자의 시설 격리. 식당 내 합석 인원 제한 등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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