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게티르·독일 고릴라·영국 잽, 감원…M&A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속에서 '즉시 배송'으로 급성장해왔던 각국의 음식배달 기업들이 이젠 경기침체 우려 속에 감량에 나섰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터키 게티르(Getir), 독일 고릴라(Gorillas), 영국 잽(Zapp) 등이 일자리를 대거 줄이고 있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6천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게티르는 25일 이메일 성명을 통해 "글로벌 조직의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면서 14% 감원을 발표했다.
게티르는 "마케팅 투자, 판촉·사업확장에 대한 지출도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릴라도 장기적으로 수익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300명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고릴라는 특히 이탈리아·스페인·덴마크·벨기에에서 철수를 고려 중이다.
CNBC는 각각 18억달러(약 2조2천700억원), 13억달러(약 1조6천400억원)의 투자금을 모은 게티르와 고릴라의 지난 3월 현재 기업 가치는 120억달러(약 15조1천억원), 30억 달러(약 3조7천8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고 소개했다.
또 양사 모두 미국 시장 확장을 위해 상당량의 현금을 소진하는 가운데 고릴라는 추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잽 역시 25일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불확실성이 커져 성장보다는 수익성 강화로 사업 계획을 조정해야 한다"면서 최대 10% 정리해고 방침을 밝혔다.
게티르와 식료품 배달 기업인 고릴라는 202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성장을 이뤘다.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을 받아 레스토랑 음식과 식료품 등을 불과 10분 안에 배달한다는 점을 내세워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현격히 꺾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심화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이들 업체도 수익성 확보를 위한 감량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지난 3월 미국의 소비재·음식 배달업체 고퍼프(Gopuff)는 구조조정 계획 차원에서 전 세계 인력의 3%를 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자금에 기반을 뒀던 뉴욕의 식품배달업체 프리지노모어(Fridge No More)와 바이크(Buyk)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자금 조달 문제로 운영을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생존을 위한 음식배달 업체 인수·합병도 잇따르고 있다.
게티르는 영국 스타트업 위지(Weezy)를 인수했으며, 독일의 딜리버리 히어로는 스페인의 글로보(Glovo) 지분 과반을 확보했다. 미국 온라인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는 핀란드 월트(Wolt)와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영국의 식품 배달 서비스업체인 지피(Jiffy)는 자국의 동종 업체인 잽과의 사업 제휴를 준비 중이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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