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들 가장 널리 쓰는 20∼100GB 요금제 6만원대 출시 전망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임은진 기자 = 정부가 서민의 통신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통신사의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키로 했다. 적용은 올해 3분기부터로 전망된다.
통신업체 관계자들은 정부의 5G 중간 요금제 도입 의지에 대해 '우려'의 뜻을 내비치면서도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 5G 요금제 고가·저가 양분
정부가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키로 한 것은 통신 3사가 제공하는 5G 요금제들 중에 이용자들이 가장 흔히 쓰는 월 20~100GB(기가바이트)대의 상품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5G 이용자들의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23~27GB이고 상위 5%를 제외할 경우 18~21GB 수준이지만, 정작 이에 해당하는 요금제가 없는 탓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가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 형편이라는 지적이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나왔다.
통신 3사의 현행 5G 요금제들 중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10~12GB(5만5천원)과 평균의 5배 수준인 110~150GB(6만9천~7만5천원)는 있지만, 널리 쓰이는 중간대는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최근 5G 가입자가 늘면서 통신 3사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정부가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하는 배경이다. 통신 3사에 실질적인 요금 인하 여력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5G 가입자는 지난 3월말 기준 약 2천291만명으로 작년말보다 199만명(9.5%) 증가했다. 작년 3월말과 비교하면 1년만에 644만명(44.5%) 급증했다.
3G나 LTE보다 고가요금인 5G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통신 3사의 수익은 대폭 증가했다.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을 합하면 1조3천202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2천262억원(20.7%) 늘었다.
◇ 통신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되지만 도입 불가피"
일단 통신 3사는 중간 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월 100GB 이상의 고가 요금제를 쓰던 가입자 중 상당수가 하향 이동하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수익성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5G 기지국 등 설비 투자가 계속돼야 하는 만큼 회사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간 요금제 도입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통신사들의 '우려'다.
다만 저가 요금제 가입자가 중간 요금제로 이동할 수도 있으므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아울러 일부 알뜰폰 5G 가입자가 통신 3사의 5G 중간 요금제로 옮기면서 알뜰폰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정부가 도입 의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더는 논의를 미루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통신 3사의 판단이다.
통신 3사 관계자들은 향후 정부와 통신사 사이에 적절한 데이터 용량과 요금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정부의 방침에 반대 의견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 출시가 4년 차에 접어들고 보급률이 40%를 돌파하며 대세화가 되어가는 시점에 다양한 형태의 요금제 출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가입자 증가에 따라 다양한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고객 편의와 선택권을 높이기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시장 상황과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으며,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여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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