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검찰, 증인매수 혐의 징역 6년 구형…변호인측 "무죄 확신"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총리 재임 중 섹스파티 의혹으로 10년째 법정을 드나들며 곤욕을 치르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5) 전 총리가 또다시 실형 위기를 맞았다.
공영방송 라이(Rai)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밀라노 검찰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베를루스코니의 섹스파티 증인 매수 혐의와 관련해 재판부에 징역 6년의 실형과 1천80만 유로(약 145억 원) 및 저택 4채의 압류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총리 재임 때인 2010년 북부 밀라노 인근에 있는 자신의 호화 별장에 미성년자 매춘부를 불러들여 난잡한 섹스 파티를 벌인 혐의로 기소됐으나 2015년 증거 불충분으로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다만, 그가 공판 과정에서 파티에 참석한 20여 명의 증인을 매수해 '당시 파티가 섹스파티가 아니라 고급 만찬 파티였다'는 취지의 허위 증언을 하도록 한 혐의에 대해선 별도의 재판이 진행돼왔다.
그의 증인 매수 혐의는 총 세 건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 가운데 한 건은 작년 10월 무죄가 나왔다.
이번에 구형이 나온 밀라노 법원의 1심 판결은 이르면 올 하반기 내려질 전망이다.
검찰 구형에 대해 베를루스코니의 변호인은 어떤 범죄도 없으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무죄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는 허위 증언 대가로 대부분 젊은 여성인 증인들에게 월 2천500유로(약 337만 원) 지급과 주택 제공 등을 약속했다.
이를 두고 베를루스코니 측은 이른바 '붕가붕가 파티'로 내·외신에서 대서특필한 섹스 파티 관련 공판으로 당사자들의 명예가 손상된 데 대한 배상 성격이라고 반박해왔다.
한편, 이탈리아 총리실 변호인은 이번 일로 국가의 국제적 평판과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며 베를루스코니를 비롯한 피고인 28명에 대해 별도로 총 1천50만 유로(약 141억 원)의 배상금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베를루스코니는 건설·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0∼2000년대 총리를 세 번이나 지내는 등 이탈리아 정계의 한 시대를 주름잡은 인물이다.
자신이 창당한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를 기반으로 우파연합의 일원으로 지금도 정치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에도 참여 중이다.
그는 올 1월 대통선 선거에도 출마했으나 반대 여론에 부딪혀 선출 투표 직전 후보에서 사퇴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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