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문제 둘러싼 미중 대립 격화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과 대만이 조만간 경제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27일(현지시간) 대만 고위 당국자를 인용, "수주 내에 미국과 대만이 무역 및 경제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대화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는 무역 및 투자 관계를 증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이 고전하고 있는 반도체 등 핵심 분야의 공급망 확보를 포함해 노동, 환경, 지속가능한 발전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라고 CNN은 전했다.
대만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를 비롯해 많은 반도체 업체들이 있으며, 전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내세우며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본토에 편입시키기 위해 군사적·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 대한 견제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이 대만과 경제적 협력까지 접촉면을 넓혀 한층 밀접한 관계에 들어설 경우 이 지역에서 미중의 대립은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한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규합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순방 기간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호주, 인도, 뉴질랜드, 아세안(ASEAN)의 7개국을 규합해 이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발족하기도 했다.
대만은 IPEF 참여를 일찌감치 희망해 왔지만, 대만이 포함될 경우 중국의 반발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일단 대상국에서 배제됐다.
이에 따라 미국과 대만은 IPEF가 아닌 양자 차원에서 무역 및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미중은 첨예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특히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개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가 다음날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은 폐기되지 않았다고 말해 사실상 이 발언을 번복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앞서도 두 차례나 대만에 대한 직접적 방어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잇단 강경 발언이 사실상 정치적 의도를 깔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는 단교할 때 대만관계법을 제정,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미국이 대만에 자기방어 수단을 제공할 근거를 두면서 전략적 모호성에 기반한 전략으로 중국의 군사행동을 억지해 왔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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