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환율·고물가 대응전략 마련…투자계획 논의도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박성민 기자 = 삼성전자, SK,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그룹의 주요 현안과 국내외 경영환경 점검에 나선다.
이들 기업은 고금리·고환율·고물가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영 환경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서도 최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놨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투자 계획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사업계획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말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삼성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업 부문별 업황을 점검하고, 신성장 동력 방안과 사업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삼성은 최근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연말에 한차례 회의만 열어왔는데 올해 다시 상반기 회의를 여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는 DX(디바이스경험) 사업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 등 주요 경영진과 임원, 해외 법인장, 마케팅 담당자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DX 부문과 DS 부문은 각각 별도로 회의를 열어 시장 환경을 점검하고 마케팅 전략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DX 부문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장기화로 인해 원자잿값과 물류비가 급등한 가운데 하반기 시장 상황도 불투명한 만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말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 부문을 통합한 이후 통합 조직의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도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DS부문에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착공 진행 상황과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메모리반도체 초격차 유지 및 업황 변동에 따른 대응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의 하락세가 수요 부진 여파로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 이에 따른 영향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도 6월 중 확대경영회의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SK그룹 확대경영회의는 매년 6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30여명이 모여 그룹의 비전과 경영 현황 등을 논의하는 정례 회의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 회장이 강조해온 경영 철학인 '파이낸셜 스토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사례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존의 재무성과뿐만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계획을 담은 성장 스토리를 통해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끌어내는 SK그룹의 경영 전략이다.
회의는 당초 6월 하순께 열릴 예정이었으나 최 회장의 해외 출장 일정이 겹치면서 일정을 다시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 회장은 2030년 세계박람회의 부산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다음 달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 회장은 향후 정부 직속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정부 유치위원회'가 신설되면 국무총리와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이달 30일 LG전자[066570] HE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약 한 달간 '전략보고회'를 연다.
구광모 ㈜LG 대표와 계열사 경영진들은 사업·기술·고객 포트폴리오 등 중장기 사업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LG는 계열사별 투자계획을 취합해 5년간 국내 10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구 대표는 회의에서 각 계열사가 마련한 분야별 전략 방안을 경영진들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중장기 투자와 채용도 계획한 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강하게 독려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LX그룹도 이달 말 구본준 회장과 전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상반기 사업 보고회를 연다.
구 회장은 각 계열사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중장기 전략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7월에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어 시장별 전략 및 글로벌 전략을 재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법인장 회의는 매년 상·하반기에 각 사의 CEO 주재로 열리며 권역본부장들과 판매, 생산 법인장들이 참석한다.
앞서 한화그룹은 4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사업 부문별 사장단 회의를 열어 경영상황을 비상 점검했으며, 현대중공업그룹도 지난달 20일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상반기 경영전략 회의를 다시 여는 것은 최근의 경영 환경과 시장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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