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SS "인·태 안보정책 연설"…성사시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대면
(싱가포르=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내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안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다고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밝혔다.
IISS는 지난 2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로이드 미 국방장관이 내달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에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안보 정책과 관련해 주요한 정책 연설을 오는 11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IISS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미국과 중국 간 격화하는 경쟁 속에서 열리는 올해 샹그릴라 대화는 40개국 이상에서 오는 대표단에 세계 안보 정책 입안자들과 직접 논의할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ISS 아시아 지부장 제임스 크랩트리도 "세계 안보 질서에 가장 중요한 이 시기에 오스틴 장관이 참석하는 데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샹그릴라 대화'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의 안보 사령탑이 총출동하는 안보 행사다.
IISS 주관으로 지난 2002년부터 매해 싱가포르에서 개최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20년과 2021년 두 해 연속 열리지 않았다.
IISS는 올해 행사에 각국 안보정책 관계자 등 500명가량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스틴 장관의 샹그릴라 참석이 공식화함에 따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의 참석 및 미중 안보 수장간 회동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앞서 오스틴 장관은 이달 3일(현지시간) 상원 세출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머지않은 미래에 그와 만나길 고대하며, 6월 샹그릴라 대화에서 만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 간 만남이 성사되면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17개월 만에 미중 국방 수장의 첫 대면으로 기록된다.
행사를 계기로 별도의 미중 국방장관 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달 20일 처음으로 통화했다. 그 직전 달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의 후속 조처 성격이었다.
오스틴 장관은 당시 위기 시 소통 채널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특히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도발과 남·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에 대한 미국의 강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웨이 부장은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경고하고, 우크라이나 이슈를 이용해 중국을 협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었다.
앞서 통화에서 팽팽한 긴장 국면을 연출했던 만큼, 두 사람이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회동해도 기류는 그 연장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한국과 일본을 순방하면서 중국에 맞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켜 '반(反)중국 전선'을 재확인한 것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한편 일본 교도 통신은 29일 한국과 미국, 일본이 샹그릴라 대화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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