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일어나선 안된다' 했지만…참사 후에도 美 총기난사 여전

입력 2022-05-31 06:16  

'다신 일어나선 안된다' 했지만…참사 후에도 美 총기난사 여전
텍사스 참사 후 엿새간 美 총기난사 14건…10명 사망·61명 부상
WP "의회 총기규제 가능성 없어"…CNN "대부분 사건 지역얘기로 그쳐"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텍사스주 총격 참사 여파 속에서도 미 전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참사 이후 최소한 14건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10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쳤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8일 토요일부터 메모리얼 데이(현충일)인 이날까지 사흘 연휴 기간에만 최소 11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49명이 부상했다.
비영리 연구단체인 총기폭력아카이브(GVA)의 총기 난사 기준은 한 사건에서 총격범을 제외하고 4명 이상이 총을 맞거나 사망한 경우를 뜻한다.
이러한 총기 난사 사건은 주로 파티장에서 벌어졌다.
토요일인 지난 28일 저녁 테네시주 채터누가에서 10대 6명이 총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13∼15세 사이의 청소년인 피해자들은 병원에 후송됐고, 이 중 2명은 생명이 위태로운 중상이라고 현지 당국은 밝혔다.
팀 켈리 시장은 "다른 10대들과의 말다툼"을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총기법에 대한 정치적 무대응에 분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CNN 앵커이자 기자인 브라이언 스텔터는 방송 중 채터누가 사건 소식을 전하면서 "뉴욕 버펄로와 유밸디 사건은 전국적인 뉴스가 되지만 많은 총기 난사 사건은 그렇지 않다. 그것들은 단지 지역의 얘기로 그친다"고 말했다.
채터누가 사건이 발생한 28일에만 최소 5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다.



일요일인 29일에도 최소 5건의 사건이 발생했다.
오클라호마주 태프트에서 이날 새벽 총격 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7명이 다쳤다.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광장에서 야외 축제가 열리던 중에 총성이 울렸고, 총격범은 자수해 구금된 상태다.
이날 캘리포니아주 머시드 카운티의 한 파티장에서도 총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3명 부상했다. 부상자 중 한 명은 중상으로 알려졌다.
메모리얼 데이 당일인 이날 오전 펜실베이니아주 포트 리치먼드의 파티에서도 총기 난사로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희생자는 14∼21세 나이대였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47개의 탄창통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앨라배마주 애니스턴에서도 150명 이상의 청년과 어린이들이 참석한 졸업 파티 이후 총격이 발생해 6명이 다쳤다.
그에 앞선 지난 27일 미시간주 메코스타 카운티에선 한 남성이 주택에서 총을 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해보니 3명의 어린이와 한 여성이 숨져 있었다.
지역 매체는 희생된 어린이들은 3, 4, 6세 형제자매이며, 여성은 어머니라고 보도했다. 한 남성도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WP는 "유밸디 사건 이후 많은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이런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했지만,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은 또다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지역 지도자가 행동하라고 탄원하고 있지만, 의회가 총기 규제 조치를 처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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