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 건수 687건·비중 42.3%…보유세 과세 기산일 앞두고 증여 비중 23.1%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도 2030 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31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통계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1천624건으로, 이 가운데 30대 이하 매입은 687건(42.3%)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와 비중 모두 올해 들어 최다·최고 기록이다.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집값 급등 시기였던 2020년 8월에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이후 같은 해 11월(39.3%)과 이듬해 4월(39.3%)을 제외하고 지난해 10월까지 월 40%를 웃돌았다.
그러나 금융권의 대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강화되고 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한 이후인 지난해 9월(44.1%)부터 올해 2월(36.0%)까지 30대 이하 매입 비중은 매달 하락했다.
분위기가 전환된 계기는 지난 3월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였다.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3월(40.7%)에 2월(36.0%) 대비 4.7%포인트(p) 급등하며 다시 40%대로 올라선 데 이어 지난달(42.3%)에는 오름폭이 더욱 확대됐다.
대선 이후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아파트값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30대 이하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종로구(56.0%), 관악구(55.6%), 노원구(55.3%), 성동구(53.2%), 서대문구(52.1%), 성북구(50.7%)에서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50%를 넘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박으로 거래량이 매우 저조한 가운데서도 임대차 시장의 불안 등으로 젊은층의 실수요 아파트 매입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어 이전처럼 2030 세대의 공격적인 매입 수요가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전체적으로 부동산 거래 시장이 아직 온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고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체 매입 건수는 3월(1천236건) 대비 4월(1천624건)에 31.4%가량 늘었지만, 작년 12월부터 5개월째 월 2천건을 밑돌고 있다.
한편 보유세 과세 기산일인 내달 1일을 앞두고 지난달 서울아파트 증여 건수가 늘고 비중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아파트 증여는 812건으로, 작년 7월(1천286건)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전체 원인별 거래(매매·판결·교환·증여·분양권·분양권전매·기타소유권 이전 등) 가운데 증여의 비중은 23.1%로, 전월(13.4%) 대비 9.8%p 급등했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지난해 3월(24.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송파구(45.0%), 양천구(39.7%), 노원구(39.0%), 서초구(38.4%), 용산구(35.9%), 동작구(34.0%), 도봉구(32.7%), 마포구(31.1%) 등의 순으로 증여 비중이 높았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다주택자를 비롯한 서울 아파트 소유자들이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올해 종합부동산세를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이 이달까지 아파트를 가족에게 증여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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