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러시아 가스 끊고 재생에너지 늘리려해도 곳곳에 걸림돌

입력 2022-05-31 13:05  

유럽, 러시아 가스 끊고 재생에너지 늘리려해도 곳곳에 걸림돌
풍력·태양광 사업, 인허가 지연·환경단체 반대에 지지부진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 전환 노력이 관료주의와 환경단체의 반발 등으로 인해 지지부진하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가 재생에너지 확충을 통해 향후 5년 안에 러시아 천연가스 구매를 중단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관련 인허가 지연과 법적 분쟁으로 인해 사업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독일은 야생동물 보호단체의 반발로 풍력발전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일 풍력발전 업체 '베스트팔렌WIND'는 강력한 환경단체인 독일자연보호연맹(NABU)과의 갈등으로 북서부 풍력발전단지 현대화사업에 6년이 걸렸다.
이 업체는 발전기 터빈을 최신형으로 교체해 발전 출력을 3배로 높일 계획이었지만, NABU는 붉은 솔개 등 조류의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업에 반대하며 소송까지 진행했다.
NABU는 기후위기뿐만 아니라 생물의 다양성 위기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베스트팔렌WIND는 결국 운영시간을 제한하고 특수 카메라를 설치해 보호 대상 조류가 접근하면 터빈 가동을 자동 중단한다는 조건으로 NABU 측과 합의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유럽 내 러시아 천연가스 2위 수입국인 이탈리아에서는 관료주의로 인한 인허가 지연으로 재생에너지 사업 수백 건이 늦춰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업계 단체 '엘레트리치타 푸투라'의 조사 결과 이탈리아에서는 재생에너지 사업 인허가 과정에 평균 7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산업 싱크탱크 이렉스는 이탈리아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의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인허가를 신청한 264건의 풍력·태양광 사업 가운데 70% 이상이 인허가 문제로 시작도 못 한 상태라고 전했다.
여기에 사업이 지방자치단체 인허가를 받은 이후에도 문화부가 별도로 경관에 대한 영향평가를 하는 것도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아고스티노 레 레바우덴고 엘레트리치타 푸투라 회장은 에너지 가격 급등과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 탈피 필요성에도 정부가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신속한 인허가 절차 구축에 실패했다고 개탄했다.
폴란드, 헝가리는 2016년 관련 법 제정을 통해 새로운 풍력발전 설비 설치가 거의 불가능해졌다.
프랑스도 군 레이더와 비행 항로 인근 지역에는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하는 한편 경관에 미치는 영향도 조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국토 일부에서만 풍력발전기 설치가 가능하다.
현재 EU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회원국에 재생에너지 사업 인허가 기간을 2년 이하로 단축하고 1년 안에 인허가 절차를 끝낼 수 있는 특별지구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각국 지도자들도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사업 진행은 현실적인 반대에 부딪혀 더딘 상태라고 WSJ은 지적했다.
베스트팔렌WIND의 최고프로젝트책임자(CPO)인 슈테펜 라크만은 정책과 현장 상황과의 괴리가 지금처럼 큰 적이 없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실제로 변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k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