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보리스 옐친 러시아 전 대통령의 사위 발렌틴 유마셰프가 대통령실 고문직에서 물러났다고 로이터통신이 그의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유마셰프가 비록 무보수 고문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의사 결정에 대한 영향력이 크진 않지만 푸틴 대통령이 권좌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유마셰프가 떠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류드밀라 텔렌 옐친대통령센터 재단의 수석 부이사는 "자발적으로 사임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그의 딸이자 옐친 전 대통령의 손녀 마리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 국기와 함께 '전쟁에 반대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유마셰프는 옐친 정부(1991∼1999)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1997년 그는 옐친 대통령이 후계자를 검토할 때 "푸틴은 최고다. 그를 (후보자로) 염두에 둬야 한다. 그가 일하는 모습을 보면 앞으로도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게 확실하다"며 푸틴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천거했다.
당시 러시아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중간 간부출신이던 푸틴 대통령은 옐친 전 대통령이 전적으로 신뢰한 유마셰프의 추천으로 권력의 핵심인 대통령 비서실 차장으로 발탁됐다.
이 승진은 그가 대통령으로 발돋움하는 결정적인 발판이 됐고, 1999년 총리를 거쳐 2000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로이터통신은 유마셰프의 사임으로 서방과의 소통과 자유주의 개혁을 지향했던 옐친 시대와 푸틴 정부 간 연결고리 중 하나가 끊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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