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중앙은행 자산 몰수해 우크라 재건' 움직임에 美는 시큰둥

입력 2022-06-01 16:12  

'러 중앙은행 자산 몰수해 우크라 재건' 움직임에 美는 시큰둥
선례 나오면 '달러 준비금 보유 꺼릴라' 우려…미 재무장관 "합법 아냐"
우크라-러 협상카드 없어진다는 판단도…학계서도 찬반 엇갈려
러 신흥재벌 자산 압류해 우크라 지원하는 방안엔 속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해외에 예치한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넘겨주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은 이 방안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산을 몰수해 전용하는 것은 불법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몰수 선례를 남길 경우 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가 약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자 유럽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보유한 3천억달러(약 374조원) 이상의 자산을 압류해 우크라이나로 넘겨주자고 제안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 재무장관들은 지난주 유럽연합(EU)에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동결하고 그 자금을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도시와 마을을 재건하는 데 쓸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만들자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런 방법으로 러시아가 행동에 책임을 지고 피해를 배상하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전쟁으로 6천억달러(약 749조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해외에 있는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의 2배 규모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미국의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엄청난 피해와 막대한 재건 비용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최소한 관련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것은 아주 당연하다"면서도 "그것(중앙은행 자산 몰수)은 미국에서 법적으로 허용되는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다른 관리는 NYT에 미국이 외국의 외화 준비금을 압류하는 선례를 만들 경우 '가장 안전한 자산 보관 장소'로서의 미국의 지위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래에 미국과 동맹국이 해외 중앙은행에 예치한 자국 준비금을 몰수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자산을 달러로 비축하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안보 담당자들은 다른 측면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휴전 협상을 시작할 경우 러시아에 제시할 제재 완화 카드가 없어지게 된다는 점을 걱정한다고 NYT는 전했다.


미 정부 입장에 대한 학계의 견해는 엇갈린다.
로런스 H. 트라이브 하버드대 명예 법학교수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통과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개정안은 대통령에게 외국의 위협에 대응해 외국의 자산을 몰수할 수 있는 넓은 재량권 부여하고 있다면서, 옐런 장관이 법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을 근거로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준비금을 몰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폴 B. 스테판 버지니아대 법학교수는 자산 압류를 위해 사이버 공격을 전쟁과 결부시키거나 정부의 몰수 권한 강화를 위해 법을 개정할 경우, 러시아와 관계 악화는 물론 복잡한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은행 자산 압류는 논쟁거리지만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 자산을 압류해 우크라이나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은 속도가 붙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 4월 올리가르히 자산을 압류·매각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에 부여하고 수익금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도록 했고, 미국도 몰수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직접 지원할 수 있는 조항 마련에 착수했다. 주요 7개국(G7)도 비슷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withwi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