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육류'인 돼지고기 가격이 뛰어오르면서 중국 경제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위험 요인으로 등장했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 집계 결과 돼지고기 가격이 1㎏당 21.76위안(약 3천900원)으로 코로나19 봉쇄 이전인 3월 18일 이전보다 20%가량 올랐다.
농산물 컨설팅 기관인 상하이 JC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 기간 돼지고기 가격 상승 폭은 38%로 상무부 집계치보다 더 크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이자 생산국이며, 돼지고기는 중국 소비자 물가 흐름을 주도하는 가장 중요한 품목으로 꼽힌다.
최근 추이를 보면 2018년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ASF) 발병 이후 중국 당국이 감염 돼지를 대거 살처분해 돈육 소비가 수년째 줄었다.
이에 따라 작년 1∼9월에도 소비가 감소했으나, 그 후 반전이 생겼다.
중국 당국이 번식용 어미 돼지를 살처분해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코로나19 억제가 완화돼 수요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곡물 가격 급등으로 대두박·옥수수 등 돼지사료 가격이 치솟은 것도 돈육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지난달 돼지사육업체인 무위안 식품과 뉴호프류허는 투자자들에게 올해 하반기부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상하이 강롄 이커머스 홀딩스의 농업분석가인 왕링윈은 중국 정부의 돼지고기 수매도 가격 상승을 거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돈육 가격의 가파른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당국이 최근 역점을 두는 부동산 경기 부양과 '코로나 제로' 정책 완화를 위해 돈 풀기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최근 몇 달 새 상승 중이다. 석탄 부족으로 전력난이 극심했던 지난해 11월 2.3%까지 치솟은 뒤 지난해 12월(+1.5%), 올해 1월(+0.9%)과 2월(+0.9%) 안정되는 듯하다가 3월(+1.5%), 4월(+2.1%)로 다시 올랐다.
블룸버그가 시장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중국의 5월 CPI 상승률은 2.2%로 예상됐다.
브릭 애그리컬처의 리서치 책임자인 링궈파는 중국이 돼지고기·곡물의 가격 상승으로 6월에 더 강한 인플레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중신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밍밍은 "돼지고기 가격이 다음 분기에 급등할 것"이라며 "도매가가 ㎏당 30위안(약 5천600원)을 넘으면 CPI를 상승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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